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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김건희 주가조작 공범으로…"인식·역할 충분" 재판行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과 관련해 김 여사에게 주가조작에 대한 인식은 물론 맡은 역할도 있었다고 판단해 29일 재판에 넘겼다. 김 여사 측은 주가조작에 구체적으로 가담하지 않았고 단순히 돈을 대는 '전주'(錢主)에 그쳤다고 주장했지만 특검팀은 더 나아가 적극적으로 공모해 범죄를 실행한 ‘공범’으로 본 것이다. 특검팀 관계자는 이날 김 여사 구속기소 이후 언론 브리핑에서 "김건희 측 변소(변론·소명)와 달리 주가조작에 대한 인식과 역할 분담이 충분히 있다고 판단했다"며 "그런 부분에 대한 증거도 많이 확보됐다"고 밝혔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김 여사가 관여하지 않았다고 판단해 무혐의 처분했다. 특검팀은 이날 새 증거를 확보했느냐는 질문에 "김건희가 단순 전주가 아니라 충분히 공모 관계가 있다는 증거를 다수 확보했다"고 답했다. 수사팀은 김 여사가 '주식 시장에 대한 경험과 지식이 부족한 일반 투자자', 즉 주식을 잘 모르는 단순 투자자에 불과하기 때문에 주가조작이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을 미필적으로도 인식하지 못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특검팀은 앞서 수사팀의 판단을 뒤집고 김 여사가 주가조작에 대한 인식, 역할분담 모두 충분히 있다고 봤다. 이는 도이치 주가조작 혐의가 유죄로 인정된 여타 관련자들과 '동급'의 정범이며, 그에 따라 김 여사가 이들과 공범(공동정범)이라는 인식으로 풀이된다. 공동정범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객관적 요건으로는 2명 이상이 어떤 범죄를 실행한다는 공동 참가의 사실이 있어야 한다. 아울러 주관적 요건으로는 이른바 '공동 모의', 즉 공동으로 어떤 범죄를 실행한다는 공동의 의사가 있어야 한다. 김 여사는 2010년 10월∼2012년 12월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 등과 공모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에 가담해 8억1천만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득한 혐의(자본시장법 위반)를 받는다. 김 여사 측은 "주식을 잘 모른다"며 주가조작에 관여하거나 인지한 바 없다고 주장해 왔지만 특검팀은 김 여사가 주가조작에 깊이 연루됐다고 판단했다. 특검팀은 김 여사에게 명태균 선거개입 의혹과 관련한 정치자금법 위반, 건진법사·통일교 청탁 의혹과 관련한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도 적용해 재판에 회부했다.

2025.08.29

해외직구 '97% 할인'에 샀더니…4개 중 3개는 '짝퉁' 해외 온라인 플랫폼에서 정상가의 45~97% 싸게 판매되고 있는 국내 브랜드 제품 4개 중 3개꼴로 위조 상품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서울시는 알리익스프레스 등 해외 온라인 플랫폼에서 판매 중인 7개 국내 브랜드의 20개 제품을 점검한 결과 15개 제품이 '위조' 판정을 받았다고 29일 밝혔다. 검사 제품은 정상가 대비 45∼97%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되는 의류 6개, 수영복 3개, 잡화 3개, 어린이 완구 8개다. 의류와 수영복은 4개 브랜드사 9개 제품 모두 로고와 라벨 등이 정품과 차이가 있었다. 라벨은 중국어로 표기돼 있었고 검사필 표시가 없거나 제조자명, 취급상 주의사항 등 표시 사항도 생략됐다. 민소매 제품을 반소매로 파는 등 제품 디자인 자체도 다르거나 원단 품질이 매우 떨어지는 사례도 있었다. 잡화의 경우 2개 브랜드사 3개 제품 모두 위조 판정을 받았다. 가방은 제품의 크기, 로고 위치·크기, 지퍼 슬라이드 등 부자재 형태와 재질이 정품과 차이가 있었다. 머리핀은 원단 재질과 금박 색상이 정품과 달랐고 포장재도 정품의 재생 봉투·PVC 지퍼백과 달리 OPP 투명 비닐이 사용됐다. 매트는 해당 브랜드에서 제작하지 않는 상품으로 드러나 브랜드 도용이 확인됐다. 어린이 완구는 3개 브랜드사 8개 제품 중 3개 제품이 위조 판정을 받았다. 정품과는 다르게 완구의 관절이 헐겁고 도색, 재질 등 품질이 현저하게 떨어져 파손, 유해 물질 노출 위험이 있었다. 위조 상품은 실제 육안으로 직접 비교하면 정품과의 차이가 크지만, 온라인에서는 판매자가 정품 이미지를 무단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소비자가 위조 여부를 알기 어렵다. 소비자가 실제 제품을 받아본 뒤에도 로고 위치, 봉제 방식과 같이 정품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세부 기준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 위조 여부를 알아채기 어렵다. 시는 따라서 되도록 브랜드 공식 판매처에서 물품을 구매하는 편이 좋고, 정상가 대비 현저히 낮은 가격으로 판매되는 제품은 위조 가능성이 커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특허청 키프리스(KIPRIS)에서 등록 상표와 로고 디자인을 확인하고, 구매 전 제품 설명과 후기 등을 꼼꼼히 확인해달라고 당부했다. 시는 이번 점검 결과를 바탕으로 해외 온라인 플랫폼에 판매 중단을 요청했다. 앞으로도 안전성 검사와 위조 상품 유통 실태 점검을 지속하고 관련 정보를 신속히 제공해 소비자 피해를 예방할 방침이다.

2025.08.29

여야 워크숍 등 마무리…정기국회 결의문·국힘 '국민께 드리는 손편지' 여야는 29일 전날부터 1박2일 일정으로 진행된 의원 워크숍과 연찬회 일정을 마무리한다. 연찬회 이튿날인 이날 더불어민주당은 정청래 당 대표와 김병기 원내대표의 사회로 워크숍 총평을 진행한다. 민주당은 전날 소속 국회의원 전원과 정부·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정기국회 운영 전략과 중점 처리 대상 법안 224건을 공유했다. 민주당은 민생경제 회복과 내란 청산, 개혁 추진 등 메시지를 담은 결의문을 채택해 낭독할 예정이다. 한편 국민의힘은 이날 '국민께 드리는 손 편지'를 작성해 발표하는 시간을 갖는다. 또 전날 진행한 상임위별 분임 토의 결과를 보고하고, 결의문을 채택할 예정이다. 결의문에는 내부 결속 및 통합 메시지와 향후 방향성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2025.08.29

[사색의 창] AI 붐은 올까, 그리고 인간은 무엇을 하게 될까 인공지능(AI)은 2020년대 중반을 기점으로 이미 ‘붐’이라 불릴 만한 흐름 속에 있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맥킨지(McKinsey, 2023)는 생성형 AI의 급속한 도입이 기업 생산성을 2030년까지 연간 최대 4조 달러 규모의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과거 증기기관, 전기와 컴퓨터 그리고 인터넷이 산업과 일자리를 송두리째 재편했듯 AI는 단순히 일부 업무를 지원하는 보조 수단을 넘어 인간 노동의 구조적 재편을 야기할 가능성이 크다. “AI 붐”은 이미 시작됐다. 다만 우리가 흔히 상상하는 전면적 대체의 국면까지 닿았는지는 다른 차원의 문제이다. 그렇다면 ‘사람이 일을 하지 않아도 되는 시대’가 가능할까? 세계경제포럼(WEF)의 ‘일자리 미래 보고서’(2020)는 2025년까지 현재 일자리의 43%가 자동화 기술의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그와 동시에 새로운 유형의 일자리 역시 97백만 개가 새롭게 창출될 것이라 덧붙였다. 2025년 현재 그 전망은 상당 부분 맞아떨어져 자동화 및 고용창출이 실현되고 있다. 단순 반복적인 육체 노동이나 규칙 기반의 사무 처리는 앞으로도 점차 AI에 의해 대체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금방 ‘일하지 않는 사회’가 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기술 진보와 사회 제도의 결합 여부는 커다란 과제가 될 것이다. 실리콘밸리와 북유럽 일부 학계에서는 ‘일하지 않는 사회’를 ‘기본소득(UBI)’실험과 연결해 논의한다. 2017년 핀란드의 기본소득 시험에서, 일정 소득을 무조건 지급받은 참여자들은 ‘실업률 개선’보다는 ‘삶의 만족도 향상’에서 의미 있는 결과를 보였다. 이는 “일을 하지 않아도 최소한의 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체제”가 가능하다는 작은 단서를 제공한다. 다만 ‘전체적인 경제구조와 세제 재분배 체제를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 가능할 수도, 불가능할 수도 있다. 만약 AI가 인간을 대신하면 인간은 무엇을 할까? 과거 산업혁명기의 ‘기계가 노동자를 대체하면, 인간의 자리는 줄어들 것이다’라는 예측은 결과적으로 절반만 맞았다. 방적기와 증기기관이 수많은 육체 노동을 밀어냈지만,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새로운 분야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결국 고용 총량은 늘어났다. AI 역시 같은 궤적을 걷고 있는 듯하다. AI와 인간의 고용에 관해 학계의 대표적인 논의는 ‘보완효과와 대체효과’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보완효과(Complementary Effect)는 기술이 인간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인지와 창의 영역’을 강조하는 업무와 결합하면서 새로운 직업군을 확장시킨다고 보고, 대체효과(Substitutive Effect)는 단기적으로는 노동 시장 충격을 불가피하게 만들 수 있다는 해석이다. 이 사이에서 공통적으로 강조되는 영역은, AI가 쉽사리 대체하지 못하는 인간 특유의 능력이다. 예컨대 돌봄·감정노동, 창의적 기획, 인간적 상호작용을 필요로 하는 조직 운영 등이다. 미래의 인간 일자리는 ‘효율’보다 ‘관계와 의미’를 중시하는 방향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 AI 붐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고 이미 오고 있다. 기술적 차원에서는 놀라운 속도로 사회를 재편하고 있지만 정치·경제·사회적 제도는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 ‘인공지능은 할 수 없는,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면 된다’라는 안일한 말로 안도해선 안 된다. 인공지능 분야의 전문가 중에서도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의 범위를 명확하게 특정하고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결국 미래에 중요한 질문은 “AI가 사람을 대신하는가?”가 아니라, “인간은 AI를 이용하여 어떤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가?”일 것이다.

2025.08.29

김정은, 9월 중국 전승절 열병식 참석…북중러 정상 첫 집결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오는 9월 3일 베이징에서 열리는 중국 항일전쟁 승전 80주년 기념 열병식에 참석한다. 6년 만의 방중으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까지 합류해 북중러 정상 세 사람이 한자리에 모이는 장면이 연출될 전망이다. 이는 탈냉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중국 “김정은 방중 환영”…북중 전통 우호 강조중국 외교부 훙레이 부장조리(차관보)는 28일 브리핑에서 “시진핑 주석 초청으로 26개국 정상급 인사가 기념행사에 참석한다”며 김정은 위원장도 명단에 올랐다고 발표했다. 그는 “중조 양국은 산과 물로 이어진 우호적 이웃”이라며 “김 위원장의 방문을 열렬히 환영한다”고 밝혔다.훙 부장조리는 또 “항일전쟁 시기 중조 인민은 함께 일본 침략에 맞서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과 인류 정의에 중요한 기여를 했다”며 “전통적 우호 관계를 공고히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우리 정부 “사전 인지했다”한국 정부도 김 위원장의 방중 사실을 미리 파악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관계기관을 통해 사전에 알고 있었고, 오늘 공식 발표될 것이라는 보고도 받았다”고 밝혔다. 외교부 당국자 역시 “중국 전승절 행사 관련해 한중 간 소통을 지속해 왔다”며 중국 측이 외교 경로를 통해 방중 계획을 통보했다고 확인했다. 북중러 정상, 탈냉전 후 첫 회동이번 기념식에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비롯해 베트남, 라오스,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몽골, 파키스탄, 이란 등 여러 국가 정상도 참석할 예정이다. 특히 북중러 정상의 한자리는 탈냉전 이후 처음이라는 점에서 국제적 관심이 집중된다.전문가들은 이 회동이 ‘한미일 대 북중러’ 구도를 더욱 부각시킬 가능성을 제기한다. 반면 중국이 김 위원장을 매개로 북미 대화 재개를 유도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 “비핵화·평화에 기여하길”한국 외교부는 “중북 관계가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안정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길 기대한다”며 남북 대화와 협력에 열려 있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김정은, 다자 외교무대 데뷔김정은 위원장의 중국 방문은 2019년 이후 6년 만이다. 2018년 남북·북미 대화 국면 당시 네 차례 중국을 찾았으나, 이후 북러 밀착 속에 북중 교류는 한동안 뜸해졌다. 이번 방중은 북중 수교 75주년 해에 이뤄지는 다섯 번째 방문이자, 김 위원장의 사실상 첫 다자 외교무대 데뷔가 된다.행사에는 한국의 우원식 국회의장을 비롯해 미국·영국·프랑스 등 주요국 인사들도 참석한다.

2025.08.28

신승훈, 내달 12집 낸다…10년 만에 정규앨범 발표 '발라드 황제' 신승훈이 새 앨범으로 돌아온다. 신승훈의 소속사 도로시컴퍼니는 신승훈이 9월 23일 열두 번째 정규앨범 '신시얼리 멜로디스'(SINCERELY MELODIES)를 발매한다고 28일 밝혔다. 데뷔 35주년을 맞은 신승훈이 정규 앨범을 선보이는 것은 지난 2015년 발표한 '아이 엠…&아이 엠'(I am…&I am) 이후 약 10년 만이다. 앨범 제목 '신시얼리 멜로디스'에는 '마음으로부터 완성된 멜로디'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신승훈은 전곡 프로듀싱과 작곡에 참여하며 앨범 제작 전반을 지휘했다. 앨범 출시에 앞서 9월 10일 정규앨범 수록곡을 선공개한다. 신승훈은 35년 전인 1990년 '미소속에 비친 그대'로 데뷔했다. 이후 '아이 빌리브'(I Believe), '보이지 않는 사랑', '날 울리지마' 등의 대표곡으로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1집부터 7집이 7연속 밀리언셀러를 달성하고 누적 음반 판매량 1700만장을 넘기는 등의 기록도 세웠다.

2025.08.28

여의도, 나는 직장인입니다여의도로 출근을 한다. 출근길에 낯선 풍경을 만난다. 빌딩 사이사이에 자리한 오래된 아파트. 그곳에서 어린아이들이 엄마, 아빠, 혹은 할머니, 할아버지의 손을 잡고 등교를 한다. 아이들의 웃음소리에 슬며시 나도 모르게 웃는다. 처음에는 금융인, 언론인이 모여 ‘일하는 도시’라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여의도의 주인공은 직장인이 아니라 이곳에 사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이들의 발걸음, 아침 조깅을 하는 사람들, 장바구니를 든 할머니의 걸음. 그런 풍경이 겹쳐져 여의도의 빌딩 숲은 단순한 일터가 아니라 생활의 공간으로 느껴질 때가 많다. 내가 여의도를 좋아하는 또 다른 이유는 오래된 도시 속에서 여전히 만날 수 있는 노포 때문이다. 상가 깊숙이 숨어 있는 만둣집, 미로 같은 통로 끝에서 만나는 곰탕집. 평양냉면, 칼국수, 어복쟁반, 닭볶음 같은 단출한 메뉴다. 그러나 그 단출함이 오히려 믿음을 준다. 수많은 가게가 생겼다가 사라지는 동안에도, 몇십 년째 같은 맛을 지켜온 꾸준함은 직장생활을 하며 느껴보지 못한 안정감을 준다. 아침마다 쏟아지는 뉴스 속에서, 각종 업무 단톡방의 말 속에서도 생각한다. “나는 점심에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어. 걸어서 5분만 나가면.” 그 사실 하나가 단단한 버팀목이 된다. 점심 식사 후 산책할 수 있는 ‘샛강’이 있는 것도 ‘너무’ 좋다. 여의도 샛강은 나에게 있어 ‘방점’과도 같다. 도로 램프를 내려가면 전혀 다른 세상이 열린다. 흐르는 물길, 나뭇잎을 흔드는 바람, 이름 모를 새 한 마리. 그 앞에 서면 소음이 멀어지고 긴 호흡이 가능해진다. 물소리와 초록빛이 섞인 공기가 몸 속으로 들어와 오전의 일의 무게가 잠시 가벼워진다. 회사에서 한 발짝만 나서면 ‘샛강도서관’이 있다. 규모는 크지 않다. 하지만 그 아담함이 더 좋다. 그날 그날의 기분에 따라 책을 빌려볼 수 있는 이곳은 여의도에서 잠시 다른 숨을 쉴 수 있는 곳이다. 샛강의 바람과 도서관의 고요. 서울, 어느 곳에 이런 곳이 또 있을까? 일은 늘 어렵고 힘들다. 관계는 지치고, 감정은 하루에도 수십 번 오르내린다. 그럴 때면 회사 로비에 나가 차 한 잔을 들고 창 밖을 바라본다. 빌딩 유리창 너머로 스치는 풍경이 잠시 다른 곳으로 데려다 준다. 오늘은 날씨 맑음. 날씨는 매일매일 이곳 사무실의 풍경을 바꾼다. 시야가 좋은 날, 한강은 햇빛이 번져나가고 국회의사당의 둥근 지붕, 멀리 아치형 다리까지 또렷하다. 며칠 전 폭우가 내렸다. 동남아에서나 내릴 것 같은 굵은 빗줄기, 창 밖 너머로 보이는 KBS의 안테나가 위태로워 보였다. 여의도 공원에는 사람들이 사라지고 섬안의 또다른 작은 섬처럼 보였다.나는 사무실 속, 빗방울 한 방울 닿지 않는 뽀송한 공간에서 밖을 바라보았다. 묘하게 마음이 흔들렸다. 이 빌딩 속 내가 서 있는 자리가 얼마나 불안정하고, 또 얼마나 안전한지 동시에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참, 사는 일은 묘하다. 창 밖은 섬이 되고, 사무실은 또 다른 섬이 된다. 나는 여전히 이곳을 떠나고 싶다가도, 또 이곳, 여의도여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떠나고 싶다는 마음과 머물고 싶다는 마음이 겹쳐질 때, 여의도는 묘하게도 더 선명해진다. 나는 직장인이다. 

2025.08.28

[국회입법리포트] 비의료인 문신 시술 허용…'문신사법' 국회 복지위 통과 비의료인의 문신 시술을 허용하는 일명 '문신사법'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를 27일 통과했다. 문신사법은 '문신사'라는 직업을 신설하고 그 자격과 관련 시험에 관한 절차 등을 규정하는 내용을 담는다. 이에 따르면 문신사 자격이 있어야 문신업소를 개설할 수 있도록 하고 매년 위생·안전관리 교육을 받아야 한다. 비의료인의 문신 시술은 1992년 문신 시술을 '의료행위'로 판단한 대법원 판결 이후 의료법 위반으로 처벌받아왔다. 법안을 대표발의한 박주민 복지위원장은 문신사법 통과 직후 회의에서 "문신은 우리 국민의 30% 정도가 경험한 일상이자 문화이고 30만명이 넘는 문신 관련 종사자들에게는 생업"이라며 "오늘 마침내 오랜 기다림을 딛고 문신사법 제정을 위한 큰 걸음을 내디뎠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법의 사각지대에 머물렀던 한국의 문신이 이제 제도의 문을 열고 들어서기 시작했다"면서도 "오늘로 끝은 아니다. 의료계 등 일각의 우려를 해소하고 국민의 안전을 두텁게 보장하기 위한 노력이 앞으로도 계속되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회의에서는 국민연금공단 임원 임명에 관한 조항을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에 맞춰 정비하도록 한 국민연금법 개정안, 응급의료기관 시설·인력·장비 등 운영 상황과 수용 능력 등을 정보통신망에 공개하도록 하는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개정안 등도 함께 통과됐다.

2025.08.27

국민의힘 새 대표에 장동혁 의원 선출…반탄파 지도부 출범 장동혁, 당 대표 결선서 승리재선 장동혁 의원이 국민의힘을 이끌 새 당 대표로 선출됐다.26일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제6차 전당대회 결선 투표에서 장 대표는 22만301표를 얻어, 21만7천935표를 획득한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을 2천366표 차로 제쳤다.이번 결선은 당원 투표 80%, 일반 국민 여론조사 20%를 합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투표율은 46.55%였다. “내부 총질은 함께할 수 없다”장 신임 대표는 선거 운동 기간부터 “내부 총질 세력과는 함께 갈 수 없다”며 강경한 태도를 보여왔다.“밖에 있는 50명보다 안에 있는 1명이 더 위험하다”는 발언까지 내놓으며, 필요시 출당 조치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이에 따라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찬성파(찬탄파)의 당내 입지는 더욱 좁아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찬탄파 반발과 내홍 가능성비록 수적으로 밀린 상황이지만, 찬탄파는 ‘윤 전 대통령과의 결별’을 전제로 한 혁신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조경태 의원은 “불법 비상계엄을 한 윤 전 대통령과는 정리하고 가는 원칙을 지킬 것”이라고 밝혔고, 최고위원에 선출된 양향자 의원도 “수적 열세에도 불구하고 유능함과 설득력이 무기”라며 목소리를 내겠다고 강조했다.다만 새 지도부가 반탄파 중심으로 구성되는 만큼, 당의 주요 의사 결정에서 찬탄파 의견은 배제될 가능성이 크다. 이 과정에서 내홍이 격화되면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와 유사한 분당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2025.08.26

한미 정상회담, 실용외교 궤도에 올라섰다 첫 고비 넘은 이재명 대통령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후 최대 외교 시험대로 평가된 한미 정상회담에서 첫 고비를 무난히 통과했다. 회담 전까지 ‘협상 난항’ 관측이 이어졌지만, 분위기 반전 속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첫 만남은 잡음 없이 마무리됐다. 청와대 강유정 대변인은 “양국 정상이 공감대를 확인했고, 이의 없이 회담이 끝났다”며 “성공적인 정상회담이었다”고 평가했다. 오벌오피스에서 진행된 회담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친밀감을 쌓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민감한 사안은 의도적으로 테이블에 오르지 않았다. 유예된 쟁점, 남은 과제관세 협상, 농축산물 개방, 방위비 분담 등 첨예한 쟁점은 이번 회담에서 다뤄지지 않았다. 덕분에 첫 만남은 ‘우호적 동맹 확인’ 선에서 정리됐지만, 후속 협상은 불가피하다. 미국은 이미 농산물 시장 확대와 투자 규모 증액을 요구해왔고, 주한미군 전략적 유연성 확대 문제도 본격화될 수 있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이 “미국은 시장 개방을 원한다”고 직접 언급한 것은 앞으로의 줄다리기가 결코 쉽지 않음을 예고한다. 국익 중심 실용외교, 성과와 한계이재명 대통령이 강조해 온 ‘국익 중심 실용외교’는 이번 회담에서 일정 부분 성과를 거뒀다.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경주 APEC 회의 참석 의사를 확인했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만남을 권유해 긍정적 답변도 이끌어냈다. 이 대통령이 자신을 ‘페이스메이커’, 트럼프 대통령을 ‘피스메이커’에 비유한 것은 문재인 전 대통령의 ‘한반도 운전자론’보다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접근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중국과 북한의 호응 여부가 여전히 미지수다. 트럼프와의 첫 관계 설정이번 회담의 또 다른 과제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 설정이었다. 특유의 압박 전술로 예측 불허의 협상가로 꼽히는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로, 이재명 대통령은 친화적 화법으로 분위기를 주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군기지 소유권 문제나 한국 내부 사정을 거론하며 압박을 시도했지만, 이 대통령은 오벌오피스 인테리어 칭찬, 다우존스 지수 상승 언급, 김정은과의 회동 제안 등으로 긴장을 풀어냈다. 특히 ‘트럼프월드 골프장’ 농담은 트럼프의 마음을 움직인 순간으로 꼽힌다. 회담을 마치며 트럼프 대통령은 “당신은 위대한 지도자”라며 “한국은 당신과 함께 놀라운 미래를 갖게 될 것”이라고 덕담을 건넸다. 앞으로의 시험대이번 한미 정상회담은 ‘잡음 없는 출발’이라는 점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지만, 통상·안보 현안이라는 본격적인 시험은 여전히 남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제든 국익을 이유로 태도를 바꿀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협상의 무게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2025.08.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