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사고"에 대한 통합검색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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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시, 전투기 오폭 사고 피해조사…민간인 부상 38명 경기 포천시가 6일 발생한 이동면 노곡리 공군 전투기 오폭 사고와 관련해 벌인 피해조사 결과를 알렸다. 포천시는 조사 결과 민간인 피해는 모두 38명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19일 밝혔다. 민간인 부상자 38명 중 중상은 2명, 경상은 36명이다. 이 중 6명이 국군수도병원에 입원해 치료받고 있다. 집계에서 빠진 군인 부상자 14명을 합치면 총 부상자는 52명이다. 재산 피해는 모두 212건이다. 건물 196건(전파 2건, 소파 194건), 차량 16대 등이다. 이재민은 7가구 12명으로, 각각 한화콘도와 모텔에서 지내는 중이다. 피해조사를 마무리한 포천시는 이후에도 피해 신고를 계속해서 받을 방침이다. 포천시는 피해가 큰 건물에 대해서는 정밀안전진단을 진행할 계획이다. 포천시 관계자는 "시가 주도한 피해조사는 마쳤으나 보상 등의 문제가 있어 피해 신고는 계속해서 받을 것"이라며 "현재 정밀안전진단을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피해가 큰 건물의 경우 정밀안전진단 결과가 나온 뒤 복구에 나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25.03.19

이웃에게 염산 뿌린 60대, 2심 결과는 '집유' 같은 빌라 이웃이 복도에 개인 물건을 적재해 놓은 데 화가나 토치로 위협하고 염산을 뿌려 구속됐던 60대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 판결을 받았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5-3형사부(이효선 부장판사)는 특수재물손괴, 특수상해 혐의 사건 항소심에서 60대 A씨에게 1심이 선고한 징역 2년을 파기하고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8월 대전 대덕구 같은 빌라에 사는 이웃인 피해자(61)가 건물 복도에 신발장을 놓고 치우지 않는 데 화가 나 부탄가스가 연결된 토치로 피해자 집 출입문 하단을 불로 그을리고 플라스틱 도어락을 망가트린 혐의를 받았다. A씨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집 밖으로 나오는 피해자 얼굴에 염산(농도 9.3%)까지 뿌렸다. 피해자는 염산으로 인해 각막·결막낭 화상 등의 상해를 입고 10일간 병원 치료를 받았다. 이에 1심 재판부는 A씨의 죄질이 무겁다며 징역 2년 실형을 선고했지만, A씨는 항소했다. 2심 재판부는 A씨 주장을 받아들여 징역형 집행유예로 감형했다. 재판부는 출입문과 도어락이 불에 타지 않는 재질이라서 화재 위험성이 크지 않았던 것으로 판단했다. 이 부장판사는 "피고인이 5개월 동안 수감생활을 하며 잘못을 뉘우치는 태도를 보인다"며 "피해자 상해가 중하지 않고, 당심에 이르러 피고인과 합의한 피해자가 선처를 탄원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2025.03.18

공군 "전투기 오폭 사고, 조종사 좌표 입력 실수" 6일 공군은 한미연합훈련 중 발생한 전투기 오폭 사고의 원인이 조종사의 표적 좌표 입력 실수 때문이라고 밝혔다. 공군 관계자는 이날 전투기 오폭 사고 관련 언론브리핑에서 "조종사가 비행 준비 과정에서 잘못된 좌표를 입력한 것으로 조종사 진술 등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또 "실사격 훈련을 할 때 원래 좌표를 입력하고 육안으로 식별하는 과정도 있다"면서 "그게 제대로 이뤄졌는지 파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도 "지상에서든 공중에서든 좌표를 확인하는 절차가 있다. 그런데 이런 과정에서 실수한 것으로 현재 파악하고 있다"며 "공중에서도 추가로 확인한 상태에서 무장을 투하하는 절차도 마련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KF-16 2대가 일반폭탄인 MK-82 각각 4발을 사격장에 투하하는 훈련 도중 오폭 사고가 발생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KF-16 2대가 동시에 오폭 사고를 일으킨 원인에 대해 “1번기가 좌표입력을 잘못했다”면서 2번기도 이어서 오폭한 원인에 대해 공군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공군에 따르면 조종사는 비행 임무를 받은 뒤 출격에 앞서서 특정 기기에 표적 좌표를 미리 입력해둔다. 이후 전투기에 탑승해 해당 기기를 전투기에 장착하면 미리 입력해둔 좌표가 전투기에 설정된다. 조종사는 이때 입력한 좌표가 정확한지 확인해야 하고, 공중에서도 좌표를 다시 확인해야 하며, 투하 후에도 육안으로 식별해야 한다. 좌표 확인 과정은 모두 조종사가 단독으로 진행한다. 공군 관계자는 "(처음 주어진) 좌표가 잘못된 것은 아니고, 조종사가 입력을 잘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폭탄은 원래 표적지인 훈련장으로부터 약 8㎞ 떨어진 민가에 떨어졌고, 전투기도 정상적 투하 시 비행했을 경로에서 벗어났다. 공군 관계자는 "항공기를 레이더상에서 관리는 하고 있었다"면서 "항공기가 임무 현장에 폭탄을 투하해야 하는데 투하하지 않아서 그때부터 폭탄을 찾기 시작했다. 항공기 관제에 대한 부분도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오폭 사고가 발생한 지 100여 분이 지나서야 공군이 사실을 확인하고 알린 데 대해서는 “다량의 실사격이 동시에 진행되는 상황이었고, 뭔가 이상하다는 사실은 바로 알 수 있었으나 공군의 탄이 맞는지 등 확인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오폭 사고로 인해 군은 사고의 정확한 원인이 규명될 때까지 소총 등을 포함한 모든 실사격 훈련을 전면 중지하기로 했다.

2025.03.06

부산 반얀트리 화재현장 인명 수색…6명 사망·25명 경상 14일 대규모 화재가 발생한 부산 반얀트리 호텔 신축 공사장에서 인명 수색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날 부산소방본부에 따르면 화재는 오전 10시 51분 발생해 오후 1시 34분 초진됐다. 현재는 내부에 들어찬 연기를 빼내기 위해 창문을 깨는 등 배연 작업과 함께 82명을 투입해 인명 수색작업도 하고 있다. 이 작업이 모두 끝나면 완전 진화가 선언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화재로 오후 3시 기준으로 6명이 사망했고, 25명이 경상을 입었다. 화재 현장에 투입된 소방관 1명도 부상을 당했다. 인명 수색이 이어짐에 따라 피해 규모가 늘어날 수 있다. 연락이 두절된 근로자도 일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문식 부산소방본부 기장소방서장은 현장 브리핑에서 "사망자들은 화재가 발생한 B동 1층 인테리어 공사장에서 발견됐다"고 밝혔다. 부산소방본부에 따르면 '반얀트리 해운대' 신축공사장은 지하 3층, 지상 12층 규모로 3개 동으로 이뤄져 있는데 화재가 발생한 B동 1층에서는 실내 수영장 인테리어 공사가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장소에는 인테리어 자재들이 쌓여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2025.02.14

초등생 살해 동기는…"복직 3일, 수업 배제돼 짜증났다" 10일 대전의 한 초등학교에서 8살(1학년생) 김하늘 양을 살해하고 자해를 시도한 40대 여교사 A씨의 진술 내용이 공개됐다. 11일 대전서부경찰서 육종명 서장은 해당 사건에 대해 여교사 A씨가 경찰에 "복직 후 3일 만에 짜증이 났다. 교감이 수업에 들어가지 못하게 했다"는 진술을 했다고 밝혔다. A씨의 진술에 따르면 2018년부터 우울증 치료를 받아온 A씨는 지난해 12월 9일 질병 휴직(6개월)을 냈다. 휴직을 중단하고 지난해 연말 조기 복직한 A씨는 복직한 지 3일 만에 짜증이 났다고 경찰에 밝혔다. 특정인 이름을 거론했는데 자신을 수업에서 배제했다는 이유였다. 범행 당일 오후에 외부에서 흉기를 사서 교내로 들어온 여교사는 시청각실 밖에서 돌봄교실 수업을 마치고 나오는 아이와 같이 죽을 생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또 "어떤 아이든 상관없다"는 생각으로 범행 대상을 물색했고, "맨 마지막으로 나오는 아이에게 '책을 주겠다'며 시청각실로 들어오게 해 목을 조르고 흉기로 찔렀다"고 범행 방법을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은 A씨가 일면식 없는 학생을 범행 대상으로 삼은 것으로 판단했다. 우발적 또는 계획 범행 여부는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범행 후 자해로 인해 현재 수술을 마친 여교사는 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한 상태다. 산소마스크를 하고 있어 대화가 힘든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여교사의 신병을 확보하기 위해 체포영장과 그의 차량과 주거지·휴대전화 등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신청했고, 수사를 진행하면서 구속영장도 신청할 방침이다. 유가족과 상의를 통해 여교사의 신상정보를 공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육 서장은 "'누구든 좋은데 한명과 함께 죽음으로 가겠다'는 본인 진술대로 불특정한 누구를 범행 대상으로 삼은 것 같다. 피해자 특정 못 하는 거로 봐선 면식범은 아니다"라며 "흉기를 본인 자살목적으로 샀는지, 누구를 죽이기 위해 산 건지는 확인된 건 없다고 죽음을 선택하는 하나의 방식으로 칼을 구입했다 정도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2025.02.11

울산 온산공단 유류탱크 폭발…1명 의식 불명ㆍ1명 부상 10일 오전 울산 온산공단에서 유류 저장탱크가 폭발해 2명이 다치고 이 중 1명은 의식 불명 상태다. 이날 오전 11시 15분께 울산 울주군 온산읍 처용리 유나이티드터미널코리아(UTK) 공장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현장에 있던 30대 작업자 2명 중 1명이 의식 불명 상태로 병원에 옮겨졌다. 다른 1명도 다쳤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 당국은 오전 11시 38분께 대응 2단계를 발령하고 인원 93명, 장비 40대를 동원해 진화에 나섰다. 대응 2단계는 소방서 8∼14곳에서 51∼80대의 장비를 동원하는 경보령이다. 화재가 난 저장탱크 주변에는 다른 저장탱크가 4∼5기 있어서 소방 당국은 불이 번지지 않도록 조치하는 중이다. 이 사고로 화재가 발생해 검은 연기가 퍼지면서 울산소방본부에 신고 전화가 20건 넘게 접수됐다. 울주군은 사고 25분 만인 오전 11시 40분 재난안전문자를 보내고 "차량은 건물 주변 도로를 우회하라"고 당부했다. 

2025.02.10

여수 제22서경호 침몰사고로 실종자 수색 이틀째전남 여수 하백도 인근 해역에서 발생한 제22서경호 침몰 사고로 실종자 수색이 이틀째 이어지는 중이다. 10일 여수해양경찰서에 따르면 남은 실종자 5명을 찾기 위한 수색이 사고가 발생한 전날부터 계속되고 있다. 구조 당국은 선체의 마지막 위치와 바닷물 흐름 등을 고려해 가로 28㎞, 세로 19㎞ 범위를 집중 수색 구역으로 설정했다. 해상 수색에는 현재 해경 경비함정 21척, 항공기 4대, 유관기관 선박 4척, 해군 함정 3척, 민간 어선 15척 등이 투입됐다. 수중에서는 해군의 수중무인탐지기(ROV)가 수심 80m 바다 밑바닥에 가라앉은 선체와 그 주변을 중심으로 실종자들의 흔적을 찾고 있다. 전날 선체로부터 19m 가량 떨어진 수중에서 선원 1명을 발견해 오후 6시 18분께 인양했고, 아직 추가로 발견된 실종자는 없다. 수중에서 발견된 선원은 한국인 김모(56)씨로 신원이 확인됐고, 사망 판정을 받았다. 이 사고로 인해 지금까지 선장 등 한국인 선원 5명이 숨졌고, 5명은 실종 상태다. 실종자들의 국적은 한국 3명,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각 1명이다. 총 14명이 타고 있던 제22서경호에서 나머지 4명은 숨진 선장과 함께 구명뗏목을 타고 표류하다가 구조돼 목숨을 건진 외국인(인도네시아 2명·베트남 2명) 선원들이다. 한편 제22서경호는 부산 선적 139t급 크롤(저인망) 어선으로, 전날 오전 1시 41분께 여수시 삼산면 하백도 약 17㎞ 해상에서 레이더상에서 사라졌다. 이후 제22서경호의 선체는 마지막 위치로부터 약 370m 떨어진 해저에서 발견됐다. 해경은 대형 선박인 제22서경호가 구조요청도 없이 침몰한 원인에 대해 파악 중이다.

2025.02.10

아내에게 주먹질하는 '금쪽이' 아들 혼낸 아버지, 아동학대 입건 10대 아들이 아버지를 아동학대 혐의로 경찰에 신고했다. 아버지는 어머니에게 폭력적인 행동을 한 아들에게 훈육 차원에서 체벌했다가 조사를 받게 됐다. 경기 광주경찰서는 7일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혐의로 A씨를 형사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달 31일 오후 1시 30분쯤 광주시 자택에서 10대 아들 B군의 뺨을 때리고 발로 걷어찬 혐의를 받고 있다. B군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은 현장에서 A씨를 붙잡았다. A씨는 술에 취한 상태는 아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B군이 아내를 향해 욕설을 하며 주먹으로 때리려는 시늉을 하는 등 폭력적인 언행을 이어가자 격분해 범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경찰에 "훈육 차원으로 체벌을 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반면 B군은 "아버지를 처벌해 달라"고 밝혔다.경찰은 구체적인 사건 경위를 파악할 방침이다. 

2025.02.07

한국소비자원 "서울·경기권 슬라이딩도어, KS규격 미충족"…안전사고 244건 종합사회복지관과 어린이도서관, 평생학습관 등 다중이용 시설에 설치된 슬라이딩도어(미닫이 자동문) 대부분이 한국산업표준(KS규격)의 안전 요구사항을 충족하지 못한 상태다. 슬라이딩도어 설치 시 KS규격 준수는 현재 임의 규정인데, 이를 의무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소비자원은 서울·경기권의 19개 다중이용시설에 설치된 슬라이딩도어 30개를 조사한 결과 세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한 문은 없었다고 6일 밝혔다. 슬라이딩도어의 KS규격에 따르면 끼임 사고 방지를 위해 움직이는 문과 고정문 프레임 사이, 문과 바닥 사이에 각각 8㎜ 이하 또는 25㎜ 이상 간격을 띄우고, 끼임 방지 보호구를 설치해야 한다. 24개(80.0%)는 움직이는 문과 고정문 프레임 사이 간격이, 22개(73.3%)는 움직이는 문과 바닥 사이 간격이 각각 8mm보다 넓고 25mm보다 좁아 손가락 등이 끼일 우려가 있었다. 29개(96.7%)는 문의 앞단 또는 문의 바닥에 끼임방지 보호구가 설치되지 않았다. KS규격은 문열림 센서가 문의 열린 폭으로부터 수직거리 100∼150㎝ 범위에서 보행자를 감지하고, 고정문 앞에는 높이 90㎝ 이상 보호장벽을 설치하라고 요구한다. 조사 대상 30개 중 16개(53.3%)는 KS규격 범위 내에서 보행자를 감지하지 못했다. 또 29개(96.7%)는 충돌방지 보호장벽을 미설치하거나 낮게 설치했다. 유럽연합(EU)은 2013년 4월 이후 새로 설치하는 슬라이딩도어에 대해선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설치기준을 준수하도록 의무화했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KS규정 준수를 의무화하지 않아 사고 위험이 있다. 소비자원의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에 2021년부터 작년 10월까지 접수된 슬라이딩도어 관련 안전사고는 모두 244건이다. 사고 피해자의 나이는 10세 미만이 99건으로 가장 많고, 65세 이상이 40건이다. 사고는 끼임·눌림이 133건(54.5%), 부딪힘·충격이 97건(39.8%)으로 대부분이었다. 다친 부위는 손과 팔이 106건(43.5%), 머리·얼굴이 82건(33.6%)으로 각각 집계됐다. 피해 증상으로는 피부 및 피하조직 손상 146건(59.8%), 뇌진탕 및 타박상을 입은 사고도 66건(27.1%)을 차지했다. 소비자원은 이번 조사에서 KS 규격에 미흡한 시설의 관리주체에 개선을 권고했다. 소관 부처에는 슬라이딩도어의 안전 설치기준 의무화를 건의할 예정이다. 소비자원은 "슬라이딩도어 이용 시 문이 열리거나 닫히는 중에는 문에 가까이 서지 않아야 하며 뛰지 말고 걸어서 통과해야 한다"며 "어린이가 문틀이나 문 사이에 손가락이나 발가락을 넣지 않도록 지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2025.02.06

[사색의 창] 마음 속 온난“화” 올해는 유독 겨울이 늦다. 나는 남쪽 지방에 살기에 더더욱 그렇게 느낀다. 크리스마스 트리 아래에 놓인 선물, 벽난로 옆에서 뜨개질, 눈이 내린 풍경 같은 이미지가 떠오르기 보다는 은행잎 가득 놓인 산책로, 파란 하늘에 하얀 구름이 훨씬 더 가깝게 느껴진다. 12월의 가을. 지구온난화라는 것이 이런 것일까? 과학적인 의미에서의 지구온난화는 뉴스에서 많이 들어봤지만, 내가 느끼는 온난화는 사회적인 면에서 바라보는 시선이며, 사람들의 마음속에 쌓여가는 ‘화’라고 볼 수 있다. 며칠 전 출근길, 버스기사님과 어느 운전자의 다툼처럼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는 세상, 그 속에 사는 화가 많은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 - 버스가 달려가다가 급정거하며 길게 경적을 울린다. 버스기사님이 욕을 하며 내려 삿대질을 하며 소리를 지르고 상대방도 보통 성격은 아니었는지 차에서 내려 마주 소리친다.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긴다는 교훈에 충실하게 점점 더 큰 소리가 난다. 정작 승객들은 무슨 일인지 고개를 두리번거렸을뿐 고성이 오가는 와중에도 핸드폰에 시선을 고정한 채 무관심하다. 그래 좋다. 나는 회사에 늦겠지만 자고로 가장 재미있는 게 싸움구경 아니겠는가. 그런 생각도 잠시, 어느 새 싸움이 끝났는지 혹은 그만뒀는지 버스기사님이 욕을 하며 탑승한다. 여전히 붉은 얼굴로 욕을 하고 있지만 버스는 다시금 노선을 따라 달리기 시작한다. 뒤따라오는 배기음이 유난히 거칠다. 이런 게 내가 얘기하고자 하는 ‘사람들 마음속의 온난화’이다. 자신의 화에 자극을 받으면 금새 끓어오르고, 타인의 화를 무관심하고 자연스럽게 넘겨버린다(그만큼 화에 익숙하다는 의미다). 말 그대로 ‘분노사회’ 안에서 살고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화’는 어디서 왔을까? 통신기술이 발전하여 대중매체(특히 인터넷과 영상매체)가 발달하고, 점점 더 자극적으로 변해가는 매체와의 접촉을 부추긴다는 이야기가 있다. 하긴, 저기 북쪽에서는 낙후된 TV로 전국민의 사상교육도 했는데 기술과 자원이 더 풍부한 우리나라에서 매체의 영향을 받지 않을 리가 없다. 비단 매체의 자극과 접근성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고 처한 상황, 심리적 고통 등 화가 우리를 잠식하는 원인이야 얼마든지 있겠으나, 인터넷 속도로 둘째 가라면 서러운 이 나라에서! 온갖 아이디어를 품은 방송인들이 모여서! 길거리 분식집만큼 유혹적인 프로그램을 만들면? 리모컨을 손에서 놓을 재간이 있겠는가. 적어도 나는 자신이 없다. 유튜브는 사용자들이 ‘더 쉽게, 더 자극적으로’ 스며들도록 쇼츠를 출시했고 실제로 그 짧은 영상을 보면 홀린 듯이 시간을 보내버린다. 온갖 SNS에서도 마찬가지 일이 벌어진다. 그래서 이 매체에 대한 개인적인 의견을 말하자면, 현대사회는 디지털디톡스가 필요하다는 것을 강력하게 주장한다. 우리에게는 온갖 자극으로부터 해방되어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마음을 정돈할 여유가 필요하다. (이번 주말에 새로이 개봉한 영화를 보러 극장에 방문할 예정이지만, 그건 스트레스 해소활동의 일환이라고 생각할 예정이다.) 그 여유를 가져보겠다며 SNS를 끊기까지 많은 노력이 들었다. ‘아니 이 재밌는 걸 어떻게…’ 라고 생각하며 삭제버튼을 누르기까지의 고뇌는 간단히 표현할만한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간신히 삭제를 하고 1년, 지금 생각해 보면 긍정적인 변화라고 할만한 부분이 확실히 있다. 우선 타인의 시선에 무던해졌다. 타인에게 어떤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개념이 사라지고, 있는 그대로의 나로 지내는 시간이 길어졌다. 그리고 핸드폰을 스크롤하며 보내는 시간이 사라졌다. 유투브, 인스타 등은 늪과 같아서 빠지면 헤어나오기가 어렵고, 다른 일들을 미뤄두기 일쑤다. 그렇다고 시간을 특별하게 보내는 건 아닌 것 같지만 적어도 핸드폰만 보는 것 보다는 생산적이다. 마지막으로 마음에 여유가 생겼다. SNS중독으로 안달하지도 않고 핸드폰과 떨어져있어도 괜찮아서 가끔 깜빡 잊고 집에 두고 나오기도 했다. 그 평화는 꼭 여러분과 공유하고 싶다. 전자기기를 완벽하게 배제하는 극단적인 디지털디톡스를 해야한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정보화사회에서 지나치게 모르는 것은 때로는 문제가 되니까. 다만, 자극을 위한 매체의 이용을 지양하면 상상이상의 평화가 찾아온다는 것은 강조하고 싶다. 우선 한 시간만 핸드폰을 덮어놓고 주위를 둘러보자. 미뤄둔 일들이 눈에 들어올 것이다.

2024.1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