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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글로브, AI 규정 첫 도입…“인간 창의성이 중심이어야” 미국 영화·방송계 대표 시상식 가운데 하나인 Golden Globe Awards가 생성형 AI 활용 기준을 공식화했다. AI 기술을 사용했다는 이유만으로 연기상 수상 자격을 박탈하지는 않되, 인간의 창의성과 예술적 판단이 제작의 중심이어야 한다는 조건을 명확히 제시한 것이다.미 연예매체 데드라인에 따르면 골든글로브 측은 7일(현지시간) 발표한 제84회 시상식 규정에서 AI 활용 작품의 출품 기준과 연기상 심사 원칙을 새롭게 공개했다.핵심은 ‘AI의 보조적 사용은 허용하지만 인간의 역할을 대체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노인 분장·보정은 가능…AI가 연기 대체하면 제외새 규정에 따르면 제작진은 작품 제작 과정에서 AI를 어떤 방식으로 활용했는지 모두 공개해야 한다. 다만 인간의 창의적 기여와 예술적 판단이 제작 전반에서 주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는다.연기상 역시 배우의 연기를 보조·강화하는 수준의 AI 활용은 허용된다. 예를 들어 노인 분장이나 젊은 시절 재현, 음성 보정처럼 실제 배우의 연기를 중심으로 기술이 보조적으로 쓰였다면 수상 자격이 유지된다.반면 AI가 배우의 표정과 움직임, 목소리 등을 사실상 대체하거나 주요 연기를 생성한 경우에는 수상 대상에서 제외된다.특히 배우 동의 없이 얼굴·목소리를 복제해 만든 AI 연기가 포함된 작품은 아예 접수 자체가 불가능하다. 할리우드, AI 기준 마련 본격화이번 규정은 생성형 AI 기술 확산으로 할리우드 전반의 불안감이 커지는 상황에서 나왔다.지난해 스위스 취리히 영화제 부대행사에서는 인간 배우와 구별이 어려운 수준의 AI 배우가 공개되며 논란이 불거졌고, 이후 영화·방송 업계에서는 “AI가 인간 배우의 노동과 창작을 대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빠르게 확산됐다.실제 SAG-AFTRA는 AI 기술이 배우의 연기와 초상권, 생계를 침해할 수 있다며 지속적으로 규제 필요성을 제기해왔다.업계에서는 이번 골든글로브 규정이 향후 Academy Awards나 Primetime Emmy Awards 등 다른 주요 시상식과 제작 현장 가이드라인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결국 할리우드는 AI 활용 자체를 막기보다는, 인간 창작자의 권리와 창의성을 어디까지 보호할 것인지에 초점을 맞춘 새로운 기준 만들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2026.05.08

美법원 “트럼프 10% 글로벌 관세 위법”…청와대 “차분히 대응” 미국 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글로벌 10% 관세’ 조치에 대해 위법 판단을 내리자 청와대가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며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8일 “이번 판결은 지난 3월 미국 내에서 제기된 무역법 122조 관세 소송에 대한 1심 판단”이라며 “판결 효력은 현재 원고 일부에 한정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 무역법 122조상 관세는 최대 150일간만 부과할 수 있다”며 “정부는 기존 한미 관세 합의에 따른 이익 균형 확보 원칙 아래 차분히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美법원 “전 세계 10% 관세는 법 위반”앞서 미국 연방국제통상법원은 7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가 무역법 122조를 근거로 전 세계 무역 상대국에 일괄 부과한 10% 글로벌 관세가 법률 위반이라며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해당 관세를 소송을 제기한 수입업체들에 적용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이미 납부된 관세 역시 이자와 함께 환급하라고 명령했다. 이번 판결은 2대 1 의견으로 내려졌다. 다만 효력은 현재 소송에 참여한 원고 기업들에 우선 적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미국 무역법 122조는 미국 대통령이 심각한 국제수지 적자를 해소하기 위해 최대 150일 동안 긴급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한미 통상 협상 변수 될까트럼프 행정부의 글로벌 관세 정책은 중국뿐 아니라 한국·유럽·일본 등 동맹국까지 포함한 전방위 통상 압박 전략으로 해석돼왔다. 특히 미국 대선 국면과 맞물려 보호무역 기조가 다시 강화되는 상황에서 이번 법원 판단은 향후 미국의 추가 관세 정책과 통상 협상 전략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 정부는 당장 공식 대응 수위를 높이기보다는 미국 내 소송 진행 상황과 후속 항소 여부, 실제 정책 변화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판결이 미국 내에서도 트럼프식 관세 정책의 법적 한계와 권한 범위를 둘러싼 논쟁이 본격화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2026.05.08

미-이란, 하루 만에 다시 충돌…호르무즈 해협 긴장 재점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종전 합의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언급하며 협상 국면 전환 기대감을 키운 지 하루 만에 미국과 이란이 다시 호르무즈 해협에서 무력 충돌했다. 미국은 자위권 차원의 대응이라고 밝혔지만, 양측 모두 상대를 향한 강경 메시지를 이어가면서 중동 해상 긴장이 다시 급격히 고조되는 분위기다. 미 중부사령부에 따르면 7일(현지시간) 미 해군 구축함 USS 트럭스턴호와 라파엘 페랄타호, 메이슨호가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 오만만으로 향하던 중 이란군이 미사일과 드론, 소형 선박을 동원해 공격에 나섰다. 미군은 즉각 대응에 나서 이란의 미사일·드론 발사기지와 지휘통제소, 정찰·감시 시설 등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가벼운 충돌” 강조한 트럼프…확전은 경계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충돌 이후에도 휴전은 유지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ABC뉴스 인터뷰에서 미군의 보복 공격을 “가볍게 툭 친 수준(love tap)”이라고 표현하며 “휴전은 끝나지 않았다.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 다만 동시에 이란을 향한 압박 수위는 한층 높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은 미치광이에 의해 운영되는 나라”라며 “종전 합의에 서명하지 않으면 앞으로 훨씬 더 강력하고 폭력적으로 무너뜨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군은 이번 교전으로 미 해군 자산 피해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반면 이란 측은 미군 함정이 미사일 공격을 받고 후퇴했다고 주장했다. 이란 국영 IRIB 방송은 “미군이 이란 유조선을 공격했고, 이후 적군이 이란 미사일 공격을 받아 피해를 입고 물러났다”고 보도했다. 게슘항·반다르아바스 공습설…해상 봉쇄 긴장 고조미국 언론에서는 미군이 이란 남부 게슘항과 반다르아바스, 미나브 일대 해군기지를 타격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란 반관영 메흐르 통신 역시 반다르아바스와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폭발음이 발생했고 무인기 2기가 격추됐다고 전했다. 이번 충돌은 미국이 추진 중인 ‘해방 프로젝트(Project Freedom)’와도 맞물려 있다. 미국은 최근 호르무즈 해협에 고립된 선박들의 안전 항행을 지원하겠다며 사실상 해상 통제 작전에 돌입했고, 이란은 이를 주권 침해이자 군사 압박으로 규정해 반발해왔다. 실제로 지난 4일에도 양측은 호르무즈 해협에서 군사 충돌을 벌였다. 당시 미군은 이란이 발사한 순항미사일과 드론을 격추했고, 미 육군 아파치 헬기가 상선을 위협하던 이란 고속정 6척을 공격했다고 밝힌 바 있다. 협상 기대와 군사 충돌 동시에 진행주목되는 점은 양측이 군사적으로 충돌하면서도 동시에 협상 가능성은 완전히 닫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 언론은 전날까지만 해도 미국과 이란이 종전 합의안을 담은 1쪽 분량의 양해각서 체결 직전 단계에 접근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자신의 중국 방문 전 합의 가능성을 직접 언급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미사일과 드론이 오가는 충돌이 이어지고 있다. 외교 협상과 군사 압박이 동시에 병행되는 전형적인 ‘벼랑 끝 협상’ 양상이 반복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특히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에서 긴장이 다시 높아지면서 국제 원유 시장과 글로벌 공급망 불안 우려도 함께 커지는 상황이다. 
2026.05.08

[변호사의 눈] 63년 만의 노동절, ‘쉴 권리’는 어떻게 헌법적 권리가 되었나 2026년 5월 1일, 우리는 대한민국 헌정사상 처음으로 5월 1일 ‘노동절’을 법정공휴일로 맞이하였습니다. 1963년 ‘근로자의 날 제정에 관한 법률’이 제정된 이래 63년 만에, 이름과 지위가 함께 제자리를 찾아가는 순간입니다. 달력에 빨간 날 하나가 더해진 것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변화입니다. 이번 개정은 ‘노동’이라는 말과 ‘쉴 권리’라는 헌법적 가치가 우리 법체계에서 어떤 의미를 갖게 되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기도 합니다. 필자는 이 변화를 두 가지 차원에서 살펴보고자 합니다. 첫째는 ‘근로자의 날’이라는 국가 주도적 명명을 ‘노동절’이라는 노동 주체 중심의 언어로 되찾았다는 점이고, 둘째는 그동안 근로기준법의 적용 여부에 따라 차별적으로 보장되던 휴식권을, 입법자가 모든 일하는 사람의 헌법적 권리라는 방향으로 다시 자리 매김했다는 점입니다. 우리나라의 노동절 전통은 1923년 5월 1일, 조선노동연맹회가 주도한 노동자 대회에서 비롯됩니다. 당시 노동자들은 장충단에 모여 시위행진을 계획하였으나 조선총독부의 저지로 무산되었고, 약 2,000여 명이 서울 종로 중앙기독교청년회관에 모여 기념 강연회로 그 명맥을 이었습니다. 그러나 1957년 이승만 대통령의 시정 지시를 계기로 1958년 대한노총(현 한국노총의 전신)은 그 창립일인 3월 10일로 노동절을 옮겼고, 1963년 군사정권은 ‘근로자의 날 제정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면서 이미 옮겨져 있던 3월 10일을 법률로 못 박는 동시에 ‘노동절’이라는 명칭마저 ‘근로자의 날’로 바꾸어 버렸습니다. 그 후 약 30년 동안 우리 사회는 국제 노동절인 5월 1일과 국가가 공식 지정한 ‘근로자의 날’이 별도로 운영되는 이원 구조를 유지하다가, 1994년에 이르러서야 법 개정으로 근로자의 날 날짜가 본래의 5월 1일로 되돌아가 국제 노동절과 다시 일치하게 되었습니다. ‘노동’이라는 자주적 어휘 대신 ‘근로’라는 보다 시혜적·국가주의적 색채를 띤 어휘를 사용한 선택에는, 노동을 권리의 영역이 아니라 의무와 미덕의 영역으로 한정하려 했던 시대의 분위기가 묻어 있었습니다. 2025년 11월 11일 공포된 ‘노동절 제정에 관한 법률’은 이러한 어휘의 비대칭을 60여 년 만에 완화한 입법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법률의 이름만 바뀐 것이 아닙니다. 헌법 제32조 제1항이 보장하는 ‘근로의 권리’는 그동안 ‘일할 의무’와 ‘근면의 미덕’이라는 도덕적 외피를 덧입고 이해되어 온 측면이 있었으나, 이번 개정은 노동을 행하는 주체의 자율성과 존엄을 전제로 하는 ‘권리’로서의 본래 의미를 다시 환기시켰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이번 변화의 보다 구체적인 내용은 ‘공휴일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에 담겨 있습니다. 2026년 4월 공포된 이 개정안은, 종래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민간 근로자에게만 유급휴일로 보장되던 5월 1일을 공무원·교사·우체국 직원 등 공공부문까지 포함하는 법정공휴일로 넓혔습니다. 법 문언만 놓고 보면 공휴일 지정에 그치지만, 5월 1일은 ‘모든 일하는 사람’을 위한 휴식의 날로 바라보자는 방향이 보다 분명해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동안 5월 1일은 일종의 ‘반쪽짜리 휴일’이었습니다. 같은 사회에서 같은 노동의 가치를 기념하는 날임에도, 신분과 고용형태에 따라 누군가는 쉬고 누군가는 평소와 다름없이 일해야 했습니다. 헌법재판소는 과거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이 근로자의 날을 공휴일로 지정하지 않은 것에 대한 헌법소원에서 합헌 결정을 내려온 바 있지만, 그 합헌성이 곧 입법정책의 정당성까지 보증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이번 입법은 헌법재판소가 남겨두었던 정책적 과제를 입법부가 스스로 풀어낸 사례로 볼 수 있습니다. OECD 대다수 국가가 이미 5월 1일을 공휴일로 지정하고 있습니다. 우리도 이제 노동절을 둘러싼 이러한 국제적 흐름 속에 발을 맞추게 된 셈입니다. 노동의 가치는 직업과 고용형태에 따라 달라질 수 없다는 헌법 제11조의 평등권의 요구가, 비로소 5월 1일이라는 구체적인 하루 위에 조금 더 또렷이 새겨진 것입니다. 노동절의 법정공휴일 지정은 헌법 해석의 관점에서도 의미가 작지 않습니다. 우리 헌법은 ‘쉴 권리’를 명문으로 규정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그렇더라도 헌법 제32조 제3항이 ‘근로조건의 기준은 인간의 존엄성을 보장하도록 법률로 정한다’고 선언하고, 제34조 제1항이 ‘모든 국민은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는 이상, 충분한 휴식과 재충전의 권리는 이들 조항에서 자연스럽게 도출되는 헌법적 권리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국제 규범도 같은 방향을 가리킵니다. 우리나라가 가입한 ‘경제적·사회적 및 문화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 제7조는 ‘휴식, 여가, 노동시간의 합리적 제한 및 정기적인 유급휴가’를 모든 노동자의 권리로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번 ‘공휴일에 관한 법률’ 개정은 이러한 국내외 헌법적·국제법적 요청에 입법자가 보다 충실히 응답한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쉴 권리’는 단순히 노동시간 단축을 향한 요구에 머물지 않습니다. 그것은 인간이 노동의 수단으로만 환원되지 않고, 그 자체로 존엄한 존재임을 확인하는 권리입니다. 한 해에 단 하루, 5월 1일이라는 상징적인 시간이 모든 일하는 사람에게 보다 평등하게 주어지게 되었다는 사실은, 우리 사회가 노동과 인간을 어떤 눈으로 바라보고자 하는지에 대한 하나의 답이 됩니다. 물론 이번 개정으로 모든 문제가 풀렸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5인 미만 사업장의 근로자, 플랫폼 노동 종사자, 프리랜서 등 여전히 휴식권 보장에서 소외되기 쉬운 이들이 있습니다. 노동절이 법정공휴일이 되었다고 해서 이들 모두가 실제로 그날 일을 멈추고 쉴 수 있는지는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입니다. 휴일근로 가산수당의 실효적 지급, 보복성 인사나 해고로부터의 보호, 휴식권 침해에 대한 실질적인 구제 절차 마련 등이 함께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63년 만에 되찾은 ‘노동절’이라는 이름과, 모든 일하는 사람에게 조금 더 고르게 열린 5월 1일의 휴식, 이 두 변화는 서로 다른 방향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같은 지점을 향해 조금씩 다가가는 움직임일 것입니다. 노동을 시혜의 대상이 아니라 권리의 주체로, 휴식을 게으름의 반대말이 아니라 인간 존엄을 이루는 한 모습으로 바라보려는 시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법은 단순히 행위를 규율하는 기술적 장치에 머물지 않습니다. 법은 그 사회가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고, 무엇을 함께 지키고자 하는지를 드러내는 언어이기도 합니다. 2026년 5월 1일이라는 하루가 앞으로는, 우리 사회가 노동과 휴식을 헌법적 가치로 받아들이기 시작한 순간으로 기억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2026.05.07

한덕수 2심, 징역 15년 감형…“대통령 권한 통제 의무 저버렸다” 12·3 비상계엄 사태에 가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항소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1심의 징역 23년보다 8년 감형된 결과다.서울고등법원 형사12-1부는 7일 내란 중요임무 종사, 허위공문서 작성, 대통령기록물법 위반, 위증 등 혐의로 기소된 한 전 총리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했다.재판부는 1심과 마찬가지로 주요 혐의 대부분을 유죄로 인정했다. 다만 비상계엄 선포 과정에서 국무회의 의사정족수 문제와 관련해 한 전 총리의 ‘부작위 책임’을 인정한 1심 판단 일부는 뒤집혔다. “국무회의 외관 형성”…내란 가담 인정항소심 재판부는 한 전 총리가 비상계엄 선포 당시 국무회의가 정상적인 심의를 거친 것처럼 보이도록 회의 개최를 건의하고, 계엄 선포 이후 국무위원 서명을 받으려 한 행위 등을 내란 중요임무 종사 행위로 판단했다.또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과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 이행 방안을 논의한 부분도 유죄로 인정했다.재판부는 비상계엄 해제 이후 작성된 ‘사후 계엄 선포문’에 서명하고 이를 폐기한 행위 역시 허위공문서 작성 및 대통령기록물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반면 1심이 유죄로 봤던 일부 부작위범 부분은 항소심에서 이유무죄로 정리됐다.재판부는 “법리상 별도의 부작위범이 성립할 요건을 충족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일부 부작위 관련 혐의는 특검 기소 범위에 포함되지 않았다며 불고불리 원칙에 따라 판단 대상에서 제외했다. “대통령 잘못된 권한 행사 통제했어야”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한 전 총리의 헌법상 책무를 강하게 지적했다.재판부는 “국무총리는 대통령의 제1보좌기관이자 국무회의 부의장으로서 대통령 권한이 합헌·합법적으로 행사되도록 보좌하고, 잘못된 권한 행사에 대해서는 견제·통제해야 할 의무가 있었다”고 밝혔다.이어 “과거 위헌·위법한 비상계엄과 내란 상황을 직접 경험한 만큼 그 심각성과 피해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을 것”이라며 “그럼에도 책임 회피에 급급한 태도를 보였다”고 질타했다.특히 한 전 총리가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에서 “계엄 선포문을 보지 못했다”는 취지로 증언한 부분은 위증 혐의가 인정됐다.다만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이상민 전 장관에게 문건을 전달하는 장면을 보지 못했다”는 진술은 위증으로 보기 어렵다며 무죄 판단이 내려졌다. “50년 공직 헌신” 감형 반영재판부는 양형 사유로 한 전 총리의 장기간 공직 경력과 계엄 해제 과정 참여를 고려했다고 설명했다.재판부는 “50여 년간 공직자로 국가에 헌신해 온 점, 내란을 사전에 조직적으로 모의하거나 적극 주도했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참작했다”고 밝혔다.또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 의결 이후 한 전 총리가 국무회의를 소집·주재해 약 6시간 만에 계엄 해제가 이뤄진 점도 감형 요소로 반영됐다.선고 직후 조은석 특별검사팀은 “1심 형량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의미 있는 판결”이라며 상고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반면 한 전 총리 측은 “사실관계와 법리 모두 납득하기 어렵다”며 대법원 상고 방침을 밝혔다. 
2026.05.07

[코스피 7,500] 사상 첫 돌파 뒤 급락 전환…외국인 매도에 7,300선 후퇴 7일 코스피가 장 초반 사상 처음으로 7,500선을 돌파했지만 외국인 매도세가 쏟아지며 하락 전환했다. 전날 7,000선을 처음 돌파하며 폭등했던 국내 증시는 하루 만에 차익실현 매물과 단기 과열 부담이 동시에 부각되는 모습이다.이날 오전 9시 32분 기준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91.57포인트(1.24%) 내린 7,292.99를 기록했다. 지수는 개장 직후 7,499.07로 출발해 장중 7,531.88까지 치솟으며 사상 최초로 7,500선을 넘어섰다. 다만 이후 상승폭을 빠르게 반납하며 하락세로 돌아섰다.전날 코스피는 외국인 역대 최대 순매수에 힘입어 6% 넘게 폭등하며 사상 처음 7,000선을 돌파한 바 있다. 외국인 하루 만에 매도 전환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3조2,951억원, 9,295억원 순매도하고 있다. 반면 개인은 4조2,048억원 순매수에 나서며 지수 방어에 나섰다.외국인은 전날 코스피 시장에서 역대 최대 규모 순매수를 기록했지만 하루 만에 대규모 차익실현에 나섰다. 코스피200 선물시장에서도 697억원 순매도를 기록 중이다.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6.5원 내린 1,448.6원에 거래를 시작했다.간밤 뉴욕증시는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협상 기대감에 일제히 상승했다. S&P500과 나스닥지수는 각각 1.46%, 2.02%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다우지수 역시 1.24% 상승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합의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중동 리스크 완화 기대가 커졌고, 국제유가도 7% 급락하며 배럴당 100달러 아래로 다시 내려왔다.다만 미국 기술주 일부가 시간 외 거래에서 급락한 점은 국내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ARM은 다음 분기 이익 감소 전망 영향으로 6% 넘게 하락했고, 아이온큐 역시 상용화 지연 우려가 부각되며 급락했다. 반도체·증권주 급락…자동차·조선 강세시가총액 상위 종목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장 초반 나란히 사상 최고가를 새로 썼지만 이후 하락 전환했다.삼성전자는 장중 27만7,000원까지 오르며 최고가를 다시 경신했지만 이후 0.56% 하락세로 돌아섰다. SK하이닉스 역시 164만8,000원까지 상승한 뒤 0.62% 하락 중이다.전날 급등했던 증권주도 큰 폭으로 밀렸다. 미래에셋증권은 8% 넘게 하락했고 키움증권 역시 급락세를 보였다.반면 자동차와 조선·원전 관련 종목은 강세를 유지했다. 현대차와 기아가 2~3%대 상승했고, 두산에너빌리티와 HD현대중공업도 오름세를 나타냈다.업종별로는 건설업이 7% 넘게 급등했고 운송·운송장비 업종도 강세를 보였다. 반면 증권업종은 약 5% 하락하며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코스닥지수 역시 하락 전환해 같은 시각 0.73% 내린 1,201.38을 기록 중이다. 
2026.05.07

트럼프, ‘해방 프로젝트’ 하루 만에 중단…美-이란 협상 국면 급반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 대응 작전인 ‘해방 프로젝트(Project Freedom)’를 개시한 지 하루 만에 잠정 중단을 선언하면서 중동 정세가 다시 협상 국면으로 이동하는 분위기다. 미국은 대이란 해상 봉쇄는 유지하되, 최종 합의를 위한 협상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는 입장을 동시에 내놓았다.트럼프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자신의 SNS인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 대표단과의 완전하고 최종적인 합의를 향한 큰 진전이 있었다”며 해방 프로젝트를 일시 중단한다고 밝혔다. 다만 “봉쇄 조치는 여전히 전면 유지된다”고 강조했다.이번 발표는 불과 하루 전까지만 해도 군사 충돌 가능성이 급격히 고조되던 상황과 대비된다. 미국은 전날 호르무즈 해협에 갇힌 민간 선박들의 이동을 지원하기 위해 해방 프로젝트를 시작했고, 이 과정에서 미군과 이란군 간 실제 무력 충돌까지 발생했다. ‘군사 압박’ 유지한 채 협상 카드 꺼낸 미국해방 프로젝트는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운항이 막힌 제3국 상선들의 안전 통과를 지원하는 작전이다. 미국은 직접 호위 방식 대신 기뢰가 없는 항로 정보를 제공하고, 군함·군용기를 배치해 이란의 공격을 억제하는 형태로 작전을 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그러나 작전 첫날부터 긴장은 폭발적으로 높아졌다. 미국 측 발표에 따르면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인근 선박을 향해 순항미사일과 드론을 발사했고, 미 해군은 이를 격추했다. 또 상선을 위협하던 이란 소형 고속정 일부는 미 육군 아파치 헬기의 공격으로 파괴됐다.트럼프 대통령 역시 전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미군 함정을 공격하면 이란을 지구상에서 날려버릴 것”이라고 경고하며 초강경 발언을 쏟아냈다.하지만 하루 만에 분위기는 달라졌다. 미국은 이란의 추가 공격에도 휴전 상태는 유지되고 있다는 입장을 내놨고, 트럼프 대통령도 “이란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고 있다”고 언급하며 협상 가능성을 시사했다.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역시 브리핑에서 “휴전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밝혔다. 호르무즈 해협, 다시 협상의 지렛대 되나이번 조치는 미국이 군사 압박과 외교 협상을 동시에 병행하는 이중 전략을 택했다는 분석으로 이어진다.미국은 여전히 대이란 해상 봉쇄를 유지하며 이란의 핵심 자금줄인 석유 수출을 압박하고 있다. 반면 해방 프로젝트를 잠시 멈추면서 협상 공간은 열어둔 상태다.결국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협상의 핵심 지렛대로 떠오른 셈이다. 미국은 해협 통제를 통해 국제 유가 불안을 완화하고 글로벌 공급망 충격을 최소화하려는 계산을 하고 있으며, 이란은 해협 봉쇄를 통해 협상력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외교가에서는 지난달 무산됐던 미국-이란 2차 협상이 재추진될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다만 실제 협상 재개 여부는 향후 이란의 대응 수위에 달려 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한국 선박 사고까지 변수로 부상한편 이번 긴장 국면 속에서 발생한 한국 화물선 HMM 나무호 폭발·화재 사고도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한국 선박이 이란의 공격을 받았다고 주장했지만, 한국 정부는 아직 정확한 사고 원인이 규명되지 않았다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다만 미국이 이번 사건을 사실상 이란 책임으로 규정하면서 한국 정부를 향해 호르무즈 해협 안정화 대응 참여를 요구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중동 해상 안보 문제가 단순한 지역 분쟁을 넘어 글로벌 물류·에너지·외교 문제로 확산되는 양상이다.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표는 군사 충돌 직전까지 치닫던 중동 위기를 일단 협상 국면으로 되돌려 놓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지만, 봉쇄와 무력 충돌 위험 자체가 해소된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긴장감은 여전히 이어질 전망이다. 
2026.05.06

트럼프 “호르무즈 선박 구출 작전 착수”…이란 “휴전 위반” 강경 반발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에 묶인 선박들을 구출하기 위한 군사 작전에 착수하면서 이란과의 긴장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를 통해 중동 시간 기준 4일부터 ‘프로젝트 프리덤(Project Freedom)’을 개시한다고 밝혔다. 해당 작전은 호르무즈 해협에 갇힌 제3국 선박과 선원을 안전하게 이동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선박들은 현재 분쟁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중립적 존재”라며 “식량과 생필품 부족 등 인도적 위기가 심각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선박과 선원을 안전하게 해협 밖으로 이동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작전에는 미 중부사령부를 중심으로 유도미사일 구축함과 100대 이상의 항공기, 무인 플랫폼, 병력 1만5천명이 투입될 예정이다. 미국은 이를 통해 호르무즈 해협의 항행 자유를 회복하고 국제 물류 흐름을 정상화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이란은 즉각 반발했다. 에브라힘 아지지 이란 의회 국가안보·외교정책 위원장은 미국의 해상 개입을 “새로운 해상 질서에 대한 침해”로 규정하며 “이는 휴전 위반으로 간주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현재 호르무즈 해협과 인근 해역에는 약 2천척의 선박이 묶여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약 2만명의 선원이 식량과 식수 부족 문제를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까지 해당 해역에서 발생한 민간 선박 공격 사례도 최소 24건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의 이번 조치는 인도적 지원 성격과 함께 전략적 계산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이란의 해협 봉쇄를 완화해 국제 유가 불안을 낮추는 동시에, 해상 통제권을 둘러싼 주도권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다. 다만 작전 수행 과정에서 이란군과의 물리적 충돌이 발생할 경우, 현재 유지 중인 휴전 체제가 무너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인도적 절차가 방해받을 경우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혀 군사적 긴장 수위가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2026.05.04

“학업 4위·정신건강 34위”…인권위, ‘4세·7세 고시’ 아동 인권 문제 지적 한국 아동의 높은 학업 성취도와 낮은 정신건강 수준의 괴리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은 어린이날을 하루 앞둔 4일 성명을 통해 이른바 ‘4세·7세 고시’로 불리는 조기 사교육 확산이 아동 인권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안 위원장은 유니세프 조사 결과를 인용해 한국 아동의 학업 능력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및 유럽연합(EU) 36개국 가운데 4위인 반면, 정신적 건강은 34위에 머물렀다고 설명했다. 이는 경쟁 성과와 별개로 아동이 삶의 안정감과 안전 측면에서 충분히 보호받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라는 분석이다. 특히 조기 사교육 문제에 대해 “과도한 선행학습은 아동의 놀이와 휴식, 자기표현의 시간을 제한하고 건강한 성장과 발달을 저해할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이어 “아동의 성장은 경쟁의 속도가 아니라 존중받는 시간의 밀도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잇따른 아동학대 의심 사망 사건과 관련해서도 경각심을 드러냈다. 안 위원장은 “폭력은 어떠한 경우에도 훈육의 이름으로 정당화될 수 없다”며 공적 개입과 보호 체계 강화를 촉구했다. 실제로 학대로 인해 사망한 아동이 연평균 40여명에 이르는 점도 함께 언급됐다. 촉법소년 연령 하향 논의에 대해서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안 위원장은 해당 논의가 낙인과 차별을 확대하고 아동을 조기에 형벌 체계로 편입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안 위원장은 과잉 경쟁과 학대, 소년사법 문제는 결국 사회가 아동을 어떻게 바라보는지에 대한 질문으로 이어진다고 강조하며 “아동 정책은 경쟁과 통제 중심이 아니라 권리와 존중, 보호와 회복의 원리에 기반해야 한다”고 밝혔다. 
2026.05.04

[데스크 칼럼] 익숙한 점심길 위 낯선 풍경, 여의도에 해무리가 떴다 회사 동료와 점심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이었다. 여의도 빌딩 숲 사이로 고개를 들었을 때, 하늘 한가운데 둥근 빛의 고리가 걸려 있었다. 해무리였다. 태양을 둘러싼 옅은 원형의 무늬. 잠시만 올려다봐도 마음이 멈추는 풍경이었다. 바쁜 직장인에게 점심시간은 늘 짧다. 식당 앞 줄을 서고, 서둘러 밥을 먹고, 커피 한 잔을 들고 복귀하면 금세 지나간다. 누군가는 거래처 전화를 받으며 걷고, 누군가는 이어폰을 꽂은 채 무표정하게 횡단보도를 건넌다. 도시의 점심시간은 쉼이라기보다 오후 업무를 위한 재정비이자 환기에 가깝다. 오늘은 그 익숙한 풍경 위로 해무리가 떴다. 사람들은 대부분 모르고 지나쳤다. 스마트폰 화면을 보며 걷느라, 다음 회의를 생각하느라, 혹은 너무 익숙한 하루라 하늘을 볼 이유가 없어서였을 것이다. 하지만 잠깐이라도 시선을 올린 사람에게 오늘의 점심시간은 조금 다른 시간이 되었을지 모른다. 해무리는 대기 중 얼음 결정에 햇빛이 굴절되며 생긴다고 한다.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현상이지만, 사람들은 오래전부터 그것을 징조처럼 받아들였다. 비가 올 신호라 하기도 했고, 큰 변화의 전조라 말하기도 했다. 이유는 단순하다. 평소와 다른 하늘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기 때문이다. 직장인의 삶도 그렇다. 매일 비슷한 시간에 출근하고, 비슷한 자리에서 일하고, 비슷한 걱정을 안고 산다. 그러나 어느 날 문득 예상하지 못한 변화가 찾아온다. 새로운 제안이 오기도 하고, 떠날 기회가 생기기도 하며, 오래 미뤄둔 결심을 하게 되기도 한다. 인생의 방향은 늘 거창한 사건보다 이런 작은 예감에서 먼저 움직인다. 오늘 여의도의 해무리를 보며 그런 생각을 했다. 봄은 끝나가고 있었다. 계절이 바뀐다는 것은 결국 시간이 움직이고 있다는 뜻이다. 멈춘 듯 보이는 일상도 조금씩 다음 장면으로 넘어가고, 우리는 또 한걸음 앞을 향해 걷고 있다. 누군가에게 오늘은 그냥 수요일 점심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누군가에게는 오래 기억될 점심시간일 수도 있다. 빌딩 위 둥근 빛의 고리를 올려다보며, 나에게도 함께한 동료에게도 무언가 새로운 일이 시작되려는 건 아닐까 잠시 상상했던 시간. 어쩌면 삶은 그런 순간들로 오늘이 버텨지는지 모른다. 특별한 일은 아직 오지 않았지만, 올지도 모른다고 믿게 만드는 짧은 장면들. 점심시간은 끝났고 사람들은 다시 사무실로 들어갔다. 하늘의 원은 조금씩 옅어지고 있었다. 하지만 마음속에는 아직 사라지지 않았다. 견디는 시간 속에서도, 사람은 문득 올려다본 하늘 빛, 하늘의 풍경 하나로 다시 걸어갈 힘을 얻는다. 소소한 일상을 묵묵히 살아가는 이유다. 
2026.04.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