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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법률시대] ③ Interview - "벽을 넘지 않고, 새 길을 낸다" 김국일 대표변호사 이야기서울 중심의 법률 시스템을 넘어, 지역 기반의 법률 서비스를 만들어가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방 법률시대」 3편에서는 검사 출신으로 현재 모 대형로펌의 경영총괄을 맡고 있는 김국일 대표변호사를 만나, 지방 법률 분사무소의 운영 철학과 전략을 들어봅니다.김국일 대표변호사는 20년 넘게 공판 중심의 실무를 경험하며 전국 각지를 누빈 검사 시절을 지나, 지금은 글로벌 메가 로펌의 운영을 맡고 있습니다. 단순한 분사무소 설치가 아닌, 지역 내에서 신뢰받는 ‘법률 주치의’ 모델을 만들고자 하는 그는 ‘지방에서도 가능한 양질의 법률 서비스’를 실현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김국일 변호사의 법조 인생, ‘현장형 변호사’로서의 자부심, 그리고 글로벌 진출과 AI 도입에 이르기까지, 김국일 대표변호사가 그리는 ‘지방 법률시대’의 현재와 미래를 함께 들어봅니다. <편집자 주> 몇 년 전, EBS 다큐멘터리에서 본 장면 하나가 떠올랐다. 양구 산속에 집을 짓고 사는 한 건축가는 말했다. “서울에 있을 때는 겨울에도 차 타고 출근하고 집도, 사무실도 어딜 가든 따뜻하잖아요. 여기 겨울은요, ‘송곳’하게 만들어요. 공간과 시간을 뚜렷하게 느끼면서 생기는 행복이 큽니다.” 김국일 경영총괄 변호사의 슈트 차림, 여의도 고층 빌딩에서 내려다보는 한강 뷰. 그가 서 있는 풍경은 매끈했고 회의실 안의 그는 익숙했다. 그러나 그는 익숙함을 벗고 ‘송곳한 환경’을 부러 찾아 나서는 사람이다. 감각과 인식을 선명하게 만드는 지방 곳곳을 찾아 새로운 변화를 이식한다. 김국일 경영총괄 대표변호사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사법연수원 24기로, 김국일 대표변호사는 20년 넘게 검사로 공직에 몸담았다. 서울중앙지검, 수원지검, 서울고검 등에서 주요 부서를 이끌었고, 의정부 고양·광주 목포·전주 남원지청 지청장을 역임하며 전국 곳곳을 두루 거쳤다. 공판의 실무부터 검찰 조직 내 개혁 실험까지 직접 겪어낸 인물이다. 검사로서 수많은 기소를 책임졌던 그는, 이제는 피고인의 편에 서있다. 대한민국을 흔든 주요 사건이 그의 이름을 대변하고, 그중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대장동 사건’을 기억하고 있다. 김국일 대표변호사는 유동규 전 본부장의 변호인으로, 거의 1년간 언론의 카메라 플래시 속을 걸어다녔다. 화장실을 가는 길에도 기자들이 따라붙었고, 그의 한마디 한마디는 기사로 쏟아졌다.“유동규라는 사람보다, 내가 그 사건을 겪으며 배운 게 더 많습니다. 국민 눈높이, 미디어의 무게, 한 개인이 짊어진 역사적 파장. 그 중심에서 변호사로서의 책임이란 게 뭔지 정말 절감했죠.” 김국일 대표변호사는 현재 국내 모 대형로펌의 경영총괄 대표변호사로서 또 한 번의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법률시장의 지도를 서울중심에서 지방으로 바꾸고 있으며 국내 로펌 최초로 뉴욕 현지에 독립 법인을 설립해 글로벌 시장으로의 확장이라는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 가고 있다. 지방을 ‘핵심’으로 “서울은 이미 포화 상태입니다. 사람도, 사건도, 서비스도요. 이제는 지방에서 법률시장의 다음 스텝을 준비해야 합니다.” 김국일 대표변호사의 말은 단호했다. 김국일 대표변호사를 만난 건 그가 일하고 있는 서울 여의도였지만, 그는 서울에 집을 두지 않고 있다. 평일의 대부분은 지방 사무소를 돌며 회의를 주재하고 사건을 처리한다. 하물며 주말에는 여행하듯 분사무소가 있는 통영, 창원, 전주, 대전, 제주 등 전국 도시를 찾아 그곳의 사람을 만나고 지방을 이해한다. “지방에 뿌리내린 변호사가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사람들이 ‘서울까지 가지 않아도 된다’는 확신을 가질 수 있어요.” 그는 ‘서울에서 내려간 법률 분사무소’가 아닌, 그 지역에서 신뢰받는 ‘법률 주치의’ 모델을 제시한다. 건강할 때도, 위기일 때도 곁에 있는 동네 의사처럼 법률 서비스도 지역밀착형이어야 한다는 것. 실제로 모 대형로펌의 지방 사무소들은 단순한 분사무소가 아니다. 서울 본사와 밀접하게 연계되어 움직이며 지역에서 본사의 전문성과 자원을 공유하고 있다. 우리는 신주류입니다“우리는 김앤장도, 태평양도 가지 않은 길을 가고 있습니다.” 김국일 대표변호사는 그가 이끌고 있는 모 대형로펌을 가리켜 “구주류를 넘어서는 신주류 로펌”이라 칭했다. 대형로펌 시스템이 만들어놓은 벽은, 크고 견고한 것이 아니라 이제는 너무 낡았다는 것이다. “그 낡은 벽을 넘는 데 시간 낭비할 순 없습니다. 우리는 바깥에서 새로운 길을 만들면 됩니다.” 그 일환으로 미국 뉴욕에 현지 법인 로펌을 설립했다. “기업은 해외에 나가는데, 왜 법률 서비스는 국내에 머무르나요? 우리도 세계로 가야 합니다. 국내에 들어와 있는 수많은 외국 로펌을 보세요.” 그는 글로벌 진출이 선택이 아니라 생존이라고 보고 있다. 산업은 세계로 나가는데, 법률시장은 국내에 머물러있다. 그 틈을 메워야 한다고 생각했고, 직접 나가서 겪고, 부딪히고, 서류 하나하나를 수정했다. 채용부터 계약까지 처음을 개척하며 현지 법인을 열었다. “한국 로펌들이 해외에 나간다고 하지만 대부분 출장소 수준입니다. 우리는 다릅니다. 현지 채용, 현지 법률 자문, 현지 계약, 거래까지 모두 직접 합니다.” “우리가 먼저 겪는 실수와 착오가 다음 사람들에게는 길이 될 겁니다. 망할 거라는 얘기, 수도 없이 들었어요.” 김국일 대표 변호사가 다시 한번 말한다. “벽을 부수지 않아도 됩니다. 벽 너머로 새로운 흐름을 만들면 됩니다.” AI 법률 비서 서비스, 고객과 변호사의 동료가 되다 이러한 새로운 흐름을 만드는 작업은 최근 AI 법률비서 시스템을 도입으로 이어지고 있다. 고객이 언제든 자신의 사건 진행 상황을 확인할 수 있도록, AI가 자동으로 응대하는 시스템이다. “전화 연결을 기다리는 것보다, 전국 어디서나 실시간으로 정보를 얻는 게 고객 입장에선 훨씬 낫죠. 그만큼 불만도 줄고, 신뢰도는 올라갑니다.” AI는 사무보조를 넘어, 고객과 변호사 사이의 신뢰를 연결하는 통로가 되고 있다. 덕분에 변호사는 보다 복잡하고 전문적인 문제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아울러 조만간 자체 개발 법률 어플리케이션도 출시할 예정이다. 의뢰인들이 자신의 사건 진행 상황을 확인하고, 사건과 관련된 법률정보, 사건 담당 변호사들의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도록 한 플랫폼이다. 인재를 보는 눈, 오래 갈 수 있는 사람 김국일 대표변호사는 변호사 채용 면접을 직접 본다. 가장 중요하게 보는 건 ‘함께 오래 갈 수 있느냐’는 점이다. “스펙보다 중요한 건 성향이에요. 고객이 변호사를 오래 만나야 신뢰가 쌓이죠. 자주 바뀌면, 그건 변호사로서 실패입니다.” 그래서 그는 처음 면접에서 이렇게 묻는다. “일이 많아도, 고객이 귀찮게 해도, 오래 같이 갈 수 있나요?” 그리고 그것이 가능할 것 같은 사람만 뽑는다. 김국일 대표변호사는 말한다. “변호사는 틀을 깨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월급을 높이는 것보다, 삶을 설계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그래서 그는 후배 변호사들에게 ‘도전하라’고 말한다. 실패하더라도 돌아올 수 있으니, 기업에서 혹은 지역에서 자기만의 영역을 만들라고 권한다. 그의 철학은 연수원 시절부터 이어진 것이다. 김국일 변호사가 만드는 변화는 단지 전략이 아니다. 검사 시절, 기득권을 흔드는 개혁을 시도했고, 지금은 로펌 경영자로서 대한변호사협회와의 갈등 속에서도 끊임없이 기득권의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기득권을 바꾸는 일, 그건 언제나 투서, 제재, 혹은 징계와 같은 형태로 함께 옵니다. 하지만 투서와 제재가 온다는 것은 우리가 새로운 변화 속으로 제대로 가고 있다는 뜻입니다.” 지방 분사무소의 확산과 홍보 방식에 대한 우려, ‘로펌의 기업화’라는 프레임. 그러나 그는 단호하다. “규칙을 어긴 게 아닙니다. 다만 그 규칙을, 현실에 맞게 새롭게 해석했을 뿐입니다.”그는 되묻는다. “변호사란 무엇입니까? 혼자 사무실에 앉아 사건을 기다리는 사람입니까? 아니면 사람 속으로 들어가 삶을 바꾸는 사람입니까?” 마을변호사에서 도시 로펌으로“이제는 지역의 마을 변호사도 한계를 넘어서야 할 때입니다.” 그는 현행 마을변호사 제도의 한계도 지적했다. 고령화된 지역과 소규모 법률상담 중심의 구조는 이제 시대의 요구를 따라가기 어렵다는 것이다. “도시 단위에서 로펌과 협약을 맺고, 정기적인 법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국가와 지자체가 제도화해야 합니다. 서울과 같은 퀄리티의 상담이 전국 어디서든 가능해야 합니다.” 그가 제안하는 ‘도시 로펌’ 모델은 지방 시민이 원하는 시기에, 원하는 방식으로 상담 받을 수 있게 하는 인프라 구축이다. 분사무소 확대, 고객센터 운영, AI 접점 도입까지도 모두 이와 연결된다. MOU, 신뢰를 제도화하는 도구김국일 대표가 강조하는 또 하나의 전략은 업무협약(MOU)이다. 그는 MOU를 단순한 협약식이 아니라고 말한다. "MOU는 사람을 만나는 공부이자 다양한 인사이트를 얻는 일입니다." 그는 특히 MOU 체결에 열정적이다. 병원, 협회, 대학교, 공공기관. 매월 전국 각지에서 다양한 파트너들과 협약을 맺는다. 이유는 간단하다. “협약은 하나하나가 인연이고, 새로운 산업을 이해하는 창구예요. 병원하고 MOU 맺으면 의료를 알게 되고, 부동산 업체와 맺으면 지역 도시개발 흐름을 읽을 수 있죠.”MOU는 고객을 만나는 새로운 방식이기도 하다. 김국일 대표변호사는 가능한 한 젊은 변호사들과 함께 현장을 찾는다. “혼자 배우면 소용없잖아요. 다 같이 체득해야죠.” 변호사 수, 줄여야 하는가?김국일 대표변호사는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변호사 수 감축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갖고 있다. 그는 “줄이지 말고, 시장을 넓히자”고 주장한다. 핵심은 숫자가 아니다. “서울은 이미 포화입니다. 하지만 지방, 해외, 신산업은 아직 미개척입니다. 법률 수요는 존재하지만, 공급이 편향돼 있을 뿐입니다. 지방으로, 세계로 넓혀가야죠.” 그는 예비시험 같은 대안 제도를 포함한 구조개혁 논의도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로스쿨 졸업장이 전부가 되어선 안 된다”고 단언했다. 지방 법률시대, 사람으로 완성되다김국일 대표변호사가 말하는 법률 서비스의 본질은 ‘사람’이다. 법률이 다시 사람 속으로 돌아와야 한다는 그의 메시지는 갈등과 편향 속에 있는 법률 시장의 구조 속에서 더욱 의미있게 들린다. ‘지방 법률시대’는 삶의 방식, 공동체에 대한 태도, 그리고 법률가의 존재 방식을 다시 묻는 일이다. 지금도 김국일 대표 변호사는 지방 곳곳 현장을 돌고 있다. 동해에서, 전주에서, 목포에서. 종이보다 현장의 사람을 더 믿는 그는, 지역 속에서 로펌의 방향을 제시하고 끊임없이 새로운 방식에 대해 질문한다. 그의 질문은 현장 곳곳에서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

2025.07.16

잠잠했던 사법시험 부활 논쟁, 다시 격화“개인적으로는 로스쿨 제도가 부적절하다는 문제에 일정 부분 공감한다. 음서제가 되는 것 아니냐.”지난 6월 25일, 이재명 대통령의 이 한 마디가 불씨가 됐다. 한동안 조용했던 사법시험 부활 논쟁이 다시금 수면 위로 떠올랐다. 온라인 커뮤니티는 물론, 강단과 국회, 변호사회 내부, 언론까지 찬반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로스쿨, 16년 후의 현실사법시험은, 2011년까지 대한민국에서 법조인이 될 수 있는 유일한 통로였다. 시험을 통과하면 학벌, 재력, 지역을 뛰어넘어 법조계에 진입할 수 있었다. 사법시험은 단지 하나의 시험을 넘어,‘개천에서 용이 나는’ 신분 이동의 가능성을 열어주는 통로로 여겨지기도 했다. 2009년 로스쿨이 들어서며 2012년부터 변호사시험과 병존했던 사법시험은 2017년 폐지됐다. 그러나 이후에도 논란은 가라앉지 않았다. 2009년 로스쿨 제도는 법학뿐 아니라 다양한 전공을 지닌 인재들이 법조계에 진입할 수 있도록 문을 넓히겠다는 명분 아래 도입됐다. 당시에는 장기간 사법시험에 매달리는 이른바 ‘고시 낭인’ 문제와, 변호사 수 부족으로 인한 국민의 법률 서비스 접근성 저하가 주요 이유였다. 도입 16년이 지난 지금, ‘사법시험의 부활’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 ‘현대판 음서제’라는 비판은 그동안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특정 계층과 배경을 가진 사람들만이 법조인이 될 수 있는 구조로 굳어지며, 제도가 본래 의도했던 다양성과 개방성은 퇴색했다는 이유에서 이다. 결과적으로 로스쿨은 법조계의 진입 문턱을 낮추는 대신, 경제력과 배경에 따라 출발선이 갈리는 장벽을 만들어졌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되었다. 현재 전국에는 로스쿨이 25곳 있다. 4년제 대학 학사 학위와 지원 당해 법학적성시험(LEET) 성적·공인어학시험 등의 정량평가, 자기소개서·면접 등의 정성평가를 결합해 선발한다. 누구에게나 열려있다고 했지만 로스쿨 진입은 쉽지 않다. “시험이 사라진 게 아니라, 새로운 계급이 생겼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등록금만 3년간 4천만~6천만 원. 여기에 생활비, 주거비, 교재비까지 더하면 중산층 가정에도 큰 부담이다. 일부 로스쿨에서는 학자금 대출을 갚지 못해 장기 연체자로 분류된 사례도 늘고 있다. 2017년 34명이던 연체자는 2023년 82명으로 2.4배 넘게 증가했다. 로스쿨 제도는 다양한 배경을 지닌 법조인 양성을 표방했지만, 현실은 ‘선발을 통한 선별’로 회귀했다는 자조가 흘러나오는 이유이다. 깊어지는 내부 갈등이러한 기조는 사법시험 출신 법조인과 로스쿨 출신 젊은 변호사들과의 갈등으로 표출되기도 한다. 같은 ‘변호사’지만, 다른 길을 걸어왔다는 인식이 깊게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사법시험을 통과한 세대는 대부분 수 년간 독학에 몰두하며 오직 실력으로 승부했다는 인식이 강하다. “로스쿨 출신은 입시 때 이미 절반은 통과한 것 아니냐”는 식의 회의적인 시선도 존재한다. “로퀴(로스쿨+바퀴)”, “변호조무사” 같은 비하성 표현이 등장했고 실제로 2023년에는 로스쿨 출신 변호사를 향해 수년간 혐오 댓글을 단 사법시험 출신 변호사에게 서울고법이 과태료 100만 원을 부과한 판례도 있다.로스쿨 변호사들에 대한 불신은 실무현장에서 실력 논란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법정에서 “로스쿨 애들은 서면도 제대로 못 쓴다”거나, “기초 법리 이해도 없이 나왔다”는 식의 뒷말이 오가기도 하고, 상대편 변호사가 로스쿨 출신이면 오히려 반갑다는 말을 하는 사시 출신 변호사도 있다고 공공연히 전해진다. 커뮤니티 속의 전쟁이러한 갈등 양상 속에 수면 위로 떠오른 ‘사법고시 부활’은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더 첨예한 갈등을 드러내고 있다. 감정의 골이 더욱 대립각을 세우며 깊어지고 있다. 법조계에 따르면 로스쿨 수험생과 재학생,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의 온라인 커뮤니티 '로이너스' 게시판에는 사법시험 부활, 로스쿨 음서제 등과 관련된 보도나 칼럼 등을 공유하는 게시글과 댓글이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다. 댓글 역시 감정적으로 격화되며, 혐오성 발언도 빈번히 등장하고 있다. 갈라지는 법조계사법시험 부활을 둘러싼 법조계의 시각은 뚜렷하게 갈린다. 대한변협은 “제도적 혼란과 갈등을 키우는 해묵은 논쟁”이라며 선을 긋고 있다. 20년 가까이 유지해온 로스쿨 제도를 정착시키고 발전시키는 데 집중할 시점이라는 것이다. 김정욱 대한변협 회장은 “로스쿨은 공정하고 합리적인 선발 방식을 통해 다양한 출신의 법조인을 양성하고 있다”며, 제도 자체에 대한 외부 비판은 “객관적 통계와 어긋나는 관념적 주장”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은 이재명 대통령의 의지가 분명한 만큼 실제 사법시험이 부활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하면서 변호사시험 도입 초기 벌어졌던 사시 출신과의 서열화, 차별이 재현될까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대통령 발언, 과연 전환점이 될까?현재 사법시험 부활의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헌법재판소도 과거 판결에서 “사법시험을 존치할 경우 로스쿨 제도에 대한 신뢰를 해칠 수 있다”며 부정적 입장을 낸 바 있다. 사법시험 부활은 제도 개선이 아니라 과거로의 회귀라는 비판도 존재한다. 그러나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 이후, 희박하던 사법시험 부활 가능성은 한층 높아진 것이 사실이다. 이를 계기로 일부 정치권에서는 “시민 선택권 확대 차원에서 대안적 법조 진입 통로가 필요하다”는 주장과 법조전문가 사이에서도 “현행 법조인 선발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데에는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현행 로스쿨 제도의 구조적 한계와 법조 시장의 불균형이 해소되지 않는 한, 사법시험 부활 논쟁은 정치적·사회적으로 반복해서 소환될 수밖에 없다.이번 논쟁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025.07.03

[알고리즘 시대의 법생활] 인공지능, 의료기술, 데이터 혁명의 시대 - 법률 시장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인류의 역사는 늘 호기심과 탐구심에 의해 진보해 왔다. 불을 발견하고 바퀴를 만들었으며, 별을 관측하고 질병을 치료하는 방법을 찾았다. 과학의 발전은 언제나 인간의 질문으로부터 시작됐고, 그 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인류는 문명을 발전시켜 왔다.그런데 오늘날, 이 진화와 발전의 속도는 이제 인간 스스로도 통제하기 어려울 만큼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AI), 의료기술의 급속한 진보, 데이터 혁명 등 세 가지 기술의 결합은 그 속도를 기하급수적으로 가속시키고 있다.이 세 가지 흐름이 상호 결합되면서 전 산업을 다시 설계하고 있고, 법률시장 또한 중대한 전환점에 서 있는 것이다.인공지능(AI)이 법률 사무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꿀 것이며 단순히 법률가를 보조하는 수준을 넘어, 일부 변호사의 역할을 대체하거나 심지어 능가할 수 있는 지점까지 도달하게 될 것이다. 예를 들어, 법률 문서 작성은 물론 계약서의 자동 분석 및 요약이나 소송 가능성 예측 및 리스크 분석 등 예전에는 많은 시간이 소요되던 작업도 단 몇 초, 몇 분 안으로 단축시킬 수 있게 되어 특히 시간당 요금을 받는 전통 로펌의 비즈니스 모델에 근본적인 변혁이 불가피할 것이다. 이러한 변화에 적응하려면 변호사와 로펌은 다음과 같은 방향으로 전환이 필요하다.즉, 단순 반복 업무는 AI에 맡기고, 고난도 자문, 전략적 판단, 인간적 중재가 필요한 분야에 집중해야 한다. AI를 단순 도구가 아닌 업무 파트너로 이해하고, 이를 활용한 새로운 법률 서비스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특히 젊은 변호사일수록 AI 기술에 대한 이해와 활용 능력이 경쟁력의 핵심이 될 것이다. 다음은, 의료기술의 급진적 발전과 법률 수요의 폭증이다. 의료기술은 지금, ‘4차 산업혁명’의 중심에 있다. AI 진단기, 디지털 치료제, 원격 수술 로봇, 유전자 편집 기술 등 기술과 생명이 결합된 새로운 의료환경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발전은 복잡한 법적 문제를 동반하게 된다. AI가 내린 오진의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의사? 병원? 개발사?)유전자 편집을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가?환자의 의료정보가 유출되었을 때 배상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의료기술과 보험약관의 관계는 어떻게 조율되어야 하는가? 이러한 흐름에 대응하기 위해 법률시장은 다음과 같은 기능을 갖춰야 한다.의료기술과 관련된 윤리·규제·책임 문제를 전문적으로 다룰 수 있는 변호사와 전문팀을 양성해야 한다.병원, 제약사, 디지털헬스 스타트업들을 대상으로 AI 진단기의 합법성, 데이터 보호, 보험 대응 전략 등을 포괄적으로 자문할 수 있어야 한다.복잡한 분쟁의 경우에는 기술적 이해를 바탕으로 한 소송대리 및 중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지금 우리는 매일 수십억 건의 데이터가 생성되는 세상에 살고 있다. 하지만 이 데이터가 잘못 쓰이거나, 차별·편향을 유발하는 AI 알고리즘에 의해 사용된다면 엄청난 사회적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이에 따라 전 세계는 다음과 같은 규제와 법제화를 추진하고 있다.EU는 AI법(AI Act)을 제정해 고위험 AI에 대해 엄격한 규제와 투명성을 요구하고, 미국은 연방정부 차원에서 AI 알고리즘 편향 감시, 개인정보 보호조치를 강화한다.우리도 의료기기 AI 심사제, 개인정보 보호법 강화, AI 윤리성 검증 등 제도를 추진 중이다. 따라서, 앞으로의 법률시장은 단순한 ‘법 해석’을 넘어서, 다음과 같은 규제 컨설팅·정책 조정자 역할까지 수행해야 한다.기업이 사용하는 AI 시스템이 국제 규제를 위반하지 않도록 설계·검토해 주어야 한다.AI를 사용하는 조직이 투명성과 설명가능성을 확보하도록 내부 정책을 수립하게 해야 한다.분쟁 발생 시, “AI가 왜 그런 결정을 내렸는가?”에 대해 법적 설명과 소명자료를 준비하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미래형 변호사는 단순한 법률지식만 갖춘 사람이 아니고, AI, 의료기술, 데이터 보호에 대한 이해를 갖춘 융합형 인재가 되어야 한다.로스쿨 교육에도 기술 관련 커리큘럼이 필요하며 기업이 AI·의료·데이터를 안전하게 활용하도록 자문하는 예방 법률 서비스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결국은 변호사, AI 전문가, 의료기기 엔지니어가 함께 일하는 융합형 법률조직이 경쟁력의 열쇠가 될 것이다. 또한, 각국의 AI 및 데이터 관련 규제가 상이하기 때문에, 글로벌 기업에 자문을 제공하려면 해외 규제에 대한 분석력과 적용 능력을 갖춰야 한다.이렇게 변화하게 될때 법률의 역할은 더욱 커진다고 볼 수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인공지능은 더 똑똑해지고, 의료는 더 정밀해지며, 데이터는 더 복잡해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윤리적·법적 질문을 해결할 수 있는 전문가는 바로 법률가이다.따라서 법률시장은 전통적 소송 대리의 영역을 넘어, 기술사회에서의 질서와 신뢰를 설계하는 ‘설계자’이자 ‘조정자’의 역할로 확장되어 갈 것이다.법을 아는 사람이 아니라, 기술과 인간을 함께 이해하는 법률가가 필요할 것이다.그 준비는 지금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2025.06.19

법무부, 변호사시험 90명 신규 검사로 임용…6개월 수습 법무부는 7일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출신 제14회 변호사 시험 합격자 중에서 90명을 검사로 신규 임용했다고 밝혔다. 실무기록 평가와 조직역량 평가 등을 거쳐 이날 임관한 검사는 남성 49명, 여성 41명이다. 최근 3년간 로스쿨 출신 신규 검사의 연간 임용 인원은 2023년 76명, 지난해 93명, 올해 90명이다. 신규 검사들은 법무연수원에서 6개월 가까이 실무 수습 등을 받고 11월께 일선 검찰청에 배치될 예정이다. 법무부는 "충실하고 신속한 사건 처리를 통한 국민의 권익 증진을 위해서는 충분한 검사의 증원이 시급한 점을 고려해 작년에 이어 올해도 검사 90명을 임용했다"고 말했다.

2025.05.07

이재명 ‘선거법 위반’ 2심... 결과에 정치 명운 달려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 대한 항소심 결심 공판이 26일 열린다. 지난해 11월 1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은 이 대표의 형량이 유지될지 관심이 쏠린다. 법조계에 따르면 선고는 다음 달 중후반 나올 가능성이 크다. 서울고등법원 형사6-2부(최은정 이예슬 정재오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0시 30분 5차 공판을 진행한 뒤 오후 2시 결심 공판을 연다. 오전 공판에서는 검찰과 변호인 측이 각각 신청한 양형증인 신문이 예정돼 있다. 이 대표 측은 정준희 한양대 교수를, 검찰은 김성천 중앙대 로스쿨 교수를 증인으로 신청했으며, 재판부는 각 증인에 대한 신문을 30분씩 진행하기로 했다. 오후 결심 공판에서는 피고인 신문이 1시간 20분 동안 진행된다. 이후 검찰의 최종 의견 및 구형, 변호인의 최후 변론, 이 대표의 최후 진술이 이어지며 변론이 마무리될 예정이다. 핵심 쟁점은 허위사실 공표 여부 이 대표는 2021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에서 성남시장 재직 시절 대장동 개발 실무자인 고(故)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처장을 몰랐다고 발언한 점, 국정감사에서 “국토교통부 협박으로 백현동 개발 부지 용도를 4단계 상향 조정했다”는 주장을 펼친 점이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기소된 배경이다. 지난해 11월 1심 재판부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검찰은 당시 징역 2년을 구형했다. 이 대표와 검찰 모두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판결 결과가 정치적 파장 미칠 수도 법조계에서는 이번 결심 공판 이후 약 한 달 뒤인 3월 중후반쯤 선고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만약 2심에서도 1심 판결이 유지되거나 형량이 가중될 경우 이 대표는 의원직을 상실할 가능성이 크다.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벌금 100만 원 이상의 형이 대법원에서 확정될 경우 의원직을 잃고,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확정되면 10년간 피선거권이 박탈된다. 이 경우 차기 대선 출마도 불가능해진다.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대선 당시 선거 비용으로 보전받은 434억여 원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반환해야 한다. 이 대표의 정치적 행보뿐만 아니라 당 지도 체제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결국 이 대표의 정치적 운명은 항소심 결과와 대법원 최종 판결에 달려 있다. 선고 이후 이 대표가 대법원에 상고할 경우 최종 판단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2025.02.26

"민사소송법의 泰斗"…이시윤 前감사원장 별세“최근 사회가 분열된 상황에서 사법부 판결에 대해 각자 입장에서 유리할 땐 박수를 보내고, 불리할 때는 원망하는 모습을 우려하셨습니다. 이럴 때 법조인들이 더 분발해야 한다고 말씀하셨죠.” 조재연 전 대법관은 고인(故人)에 대해 “세상을 떠나기 직전까지도 법조계를 걱정하시던 분”이라고 회고했다. 민사소송법의 대가이자 헌법재판소의 이론적 기틀을 마련한 이시윤 전 감사원장이 지난 9일 별세했다. 항년 89세. 1935년 서울에서 태어난 그는 서울고,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1958년 10회 고등고시 사법과에 합격해 서울중앙지방법원 판사로 법조인 생활을 시작했다. 대법원 재판연구관, 사법연수원 교수, 서울 민사·형사지법 부장판사,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로 일했으며 춘천지방법원장과 수원지방법원장을 지냈다. 수원지법원장 등을 지냈다. 판사 생활 중 서울대 등에서 6년간 민사소송법을 가르쳤다. 1988년 헌법재판소가 설립된 후 초대 헌법재판관을 맡았고, 1993~1997년 16대 감사원장을 역임했다. 이 전 감사원장은 이론과 실무 모두 깊이 연구한 법조인이었다. 민사소송법에 ‘신의성실의 원칙’을 도입하는 등 민법과 민사소송법 발전에 기여했다. 그가 1982년 펴낸 ‘민사소송법’은 법학도라면 누구나 공부했을 정도의 교과서이자 필독서였다. 박찬운 한양대 로스쿨 교수는 “사법고시 공부할 때 산 고인의 민사소송법 책을 40년 넘게 갖고 있다. 제자들에게 ‘법학 공부에 왕도가 없다’며 보여주는 책”이라고 했다. 이 전 감사원장은 1988년 이일규 대법원장 지명으로 초대 헌법재판관을 지내며 헌법재판의 초기 이론적 기틀을 잡고 활성화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법원을 통하지 않고 직접 헌법소원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하는 결정을 최초로 내렸다. 위헌이라고 문제가 제기된 법률에서 헌법에 합치하는 내용을 부각하는 ‘한정 합헌’과 같은 결정 양식을 제안하기도 했다. 유족으로 광탄고 교장인 아들 이광득 씨와 사업가 이항득 씨가 있다. 빈소는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2024.11.11